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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2)
[강익칼럼(11)]춘천 핸드메이드 청년창업 사업의 성과, 한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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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매거진 작성일18-09-16 12:05 조회2,5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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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핸드메이드, 양질의 지속 가능한 행복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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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핸드메이드 사업을 통해 양질의 지속 가능한 행복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저희가 살펴본 바로는 핸드메이드 창작자분들 중 상당수는 '고수입'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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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경험을 통해 본 핸드메이드 사업의 성장단계나 유형을 아래와 같이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유형에서 '사업적 관점'이 아니라 단순 취미형(1,000만원 미만이 매출)으로만 나오시는 창작자분들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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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수준에서 볼 때, 핸드메이드 창작자의 사업 유형은 취미형, 부업형, 전업형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유형은 사업 성장 단계 하고도 연결이 됩니다. 전업형을 추구하더라도 초기 창업기에는 연 매출이 1,000만 원 수준이고, 이후 성장 과정을 통해 약 4,000만 원 수준에 이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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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꼭 '전업형'이나 '기업형'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목표와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유형을 잡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핸드메이드 창업 및 일자리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전업형이나 기업형뿐만 아니라 부업형이나 취미형도 우리에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난 분들 중 어떤 분들은 "저게 무슨 일자리이고 산업이냐?"라고 무시합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고수입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 또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고 가계에 보탬이 되는 수준의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것, 이것은 외양상 크게 보이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한 일자리를 만드는 길이고, 현재 춘천시가 안고 있는 노동시장 문제(청년과 여성의 낮은 경제활동참가율과 실업)를 해결해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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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핸드메이드 청년창업 교육 과정(서울 견학,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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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고민은 실질적으로 핸드메이드를 통해 전업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전업형 창작자나 사회적기업 등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고자 하는 기업가들입니다. 저는 핸드메이드를 기업형으로 만들어가는 부분에 대해 신중합니다. 왜냐하면 사업을 '기업형'으로 만들어가다 보면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넘어서서 '비즈니스'에 목이 메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이나 핸드메이드 부문에서 기업가들은 창작자가 아니라 기업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이 일이 나아게 맞는 '행복한 일자리'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사업을 기업형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창작자분들은 내가 좋아하는 일(핸드메이드 작업)을 넘어서서 더 많은 사명감과 기업가적 역량과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이래야 본인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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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핸드메이드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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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것은 창작자 개인으로의 노력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떤 산업이건 자리를 잡으려면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의 대부분의 주력산업, 즉 자동차산업, 반도체산업, 소프트웨어 산업 등의 성장 과정을 보면 산업 생태계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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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산업 생태계라는 말은 "기업이나 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생태계의 구성 요소로는 구성원들의 기업가 정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혁신기업의 존재, 존경을 받는 선도기업의 존재,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 기업을 지원하는 행정 및 중간지원조직 지원체계, 온. 오프라인 상의 혁신 플랫폼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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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태계 예시 : 소셜벤처 생태계 (출처 : http://www.venturesquare.net/4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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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아직 춘천에서는 핸드메이드 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렇다 보니 춘천에서 핸드메이드 산업 부문에 A형, B형, C형의 창작자보다는 D형이나 E형 혹은 그보다 못한 창작자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즉 핸드메이드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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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핸드메이드 산업생태계에서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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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춘천의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의 상당수는 아직 '기업가 정신(企業家精神, Entrepreneurship)'이 부족합니다. 기업가정신이란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항상 기회를 추구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 그로 인해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를 말한다. 창작자들은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이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보다는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의 제품을 평가하고 자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프리마켓 이외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창작자들이 정보, 사업 경험, 자본이 부족하고, 주변에 모델이 될 만한 기업가도 잘 보지 못하기에 한정된 틀에 갇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혁신기업이나 산업을 선도하면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선도기업이 잘 나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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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ibr.kr/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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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춘천 핸드메이드의 창작자들의 '기업 간 협력 네트워크'도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라온마켓이나 담벼락마켓 등의 작은 마켓 단위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지만, 현 수준의 네트워크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공동 제품 개발, 공동 마케팅,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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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춘천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은 너무나 '작은 시장'에 갇혀 경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작은 프리마켓들은 생존을 위해 마켓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노력만으로는 핸드메이드 창작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에 현재의 지역시장이 너무 작습니다. 큰 프리마켓 운영, 새로운 유통채널 개척, 핸드메이드 체험 및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새로운 확대된 핸드메이드 시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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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춘천에는 핸드메이드 산업에 대한 '행정 및 중간지원조직의 지원체계'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강원도 및 춘천시에 전통공예와 일부 지원정책이 있지만 미흡한 실정이고, 생활예술로서의 핸드메이드에 대한 지원정책은 거의 없습니다. 반면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의 대도시와 전주 등의 중소도시에서도 핸드메이드와 관련한 집적 공간, 핸드메이드 페어 개최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유통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주시는 시 7개 핵심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핸드메이드 시티'를 내걸고 아래와 같은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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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주시, 2016, 민선6기 시정운영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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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춘천의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정착하기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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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청년창업 활성화와 핸드메이드 산업 정착을 위한 과제를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글을 맺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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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핸드메이드 산업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는 시민마켓을 정착시키고 활성화해야 합니다. 시민시장 조례 제정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민시장 공간을 확보하고, 시민마켓협의회를 통한 시민마켓의 전문성과 차별성을 높이고, 춘천을 대표하는 큰 프리마켓을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제가 다른 글(https://brunch.co.kr/@coopcc/7)을 통해 정리하였으니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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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척하고자 희망하고 역량을 갖춘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춘천 핸드메이드 유통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핸드메이드 제품 개발과 판로 개척을 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협력적으로 함께 풀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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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도시재생사업이나 사회혁신파크 조성과 관련하여 핸드메이드 공동 거점 공방을 조성해야 합니다. 서울이나 전주 사례 등을 벤치마킹하되, 춘천의 특색에 맞는 공방 조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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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공예센터 더 아리움

 

마지막으로, 강원도, 춘천시,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강원도정보문화진흥원 등이 협력하여 현재 수행하고 있는 '핸드메이드 청년창업 사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문화산업으로서 핸드메이드 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별도의 글을 통해 세부적인 방안을 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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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강익 전략사업본부장과 이상규 고용혁신팀장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춘천에서 핸드메이드 청년창업 사업을 운영하고 시민마켓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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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브런치>(2018년 1월 21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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