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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마을과 기업사이, 어려운 해법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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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0-03-23 11:13 조회9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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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기업 사이, 어려운 해법 찾기

강성애 하추리영농조합법인 체험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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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하추리 도리깨마을 Ⓒ하추리영농조합법인 

산골마을 주민들이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해 왔던 잡곡 농사를 기반으로 도정시설을 만들고, 상품화 과정을 거쳐 엄연한 농산물 생산·유통 회사가 되었습니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산촌생활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여행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 주민들이 십시일반 출자금을 만들고, 함께 운영해 나가는 마을기업입니다. 거의 모든 주민들이 함께하다 보니 마을공동체와 마을기업의 구분 없이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이 기업의 대표가 되고, 모든 결정은 마을 운영위원회를 거쳐 마을총회의 승인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마을 주민인 것은 물론입니다.

 

 

덕분에 마을에는 일자리도 생기고, 생산한 농산물도 판로 걱정 없이 제값에 팔고 있습니다. 마을에 꾸준히 사람이 찾아오고 생기 넘치는 마을로 활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요즘 농촌의 현실에선 아주 의미 있는 일입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함께 논의하여 기업을 운영하는 만큼 누구 한 명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 주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큰 수익이 남는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직접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주민들이 이곳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뿌듯하게 여기며 거주 만족도가 한껏 올라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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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하추리 도리깨마을 '제8회 2019 하추마을 도리깨축제' Ⓒ하추리영농조합법인 
 

 


 

그렇지만 마을기업을 운영하며, 일반 기업과 달리 마을공동체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기업의 구조와 의사결정 절차가 기업의 방식이 아닌 마을공동체의 방식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구성이 보통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는 것과 달리 마을공동체는 평등하게 이루어지고 직급과 업무의 구분이 모호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 보니, 각 업무별 책임 소재가 모호하고 관리 감독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또한, 대표이사의 결정과 책임 하에 기업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모든 주민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도전적인 의사결정이 나오기에는 무척이나 어려운 구조입니다. 특히 상품개발이나 시설 개선 등 투자에 무척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을 내에게 사람을 채용하고 주민들이 직접 경영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인력 운영이 비효율적인 점도 일반 기업들과는 다릅니다. 또한 이익이 생기면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인이 아무리 일을 잘하고 많이 한다 해도 보수를 높게 받을 수 없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이런 까닭에 기업의 성장이 더디고 수익을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많은 고민을 합니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을까.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업의 이윤을 위해 최대한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고, 마을공동체라는 측면에서는 주민들과의 화합과 정을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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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하추리 도리깨마을 Ⓒ하추리영농조합법인 

우리 마을 주민들은(혹은 기업 구성원들은) 그 사이에서 아직까지는 현명하게 잘 운영해 왔습니다. 마을의 큰 분란 없이 모두가 합심하여 운영해 왔고, 지속적인 성장도 이뤄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더 젊은 세대가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마을기업은 기업일까, 마을공동체일까? 항상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 마을기업은 오늘도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출처: https://gwse.tistory.com/7215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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