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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플러스]양구사과로 만든 식초 접경지 경제·문화 상큼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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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사회적 기업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윤 극대화'에서 찾는 주류 경제학의 시각은 근래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주목받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다. 사회 문제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영리 기업의 효율성을 갖춘 사회적 기업이 중요해졌다.

7월 첫째 주는 사회적 경제 주간이다. 매년 7월1일은 사회적 기업의 날이고, 7월 첫째 주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이를 맞아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으로부터 도내 우수 사회적 기업을 추천받았다. 지난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은 양구 '까미노사이더리(대표:권무령아, 강정현)'는 거미줄 규제에 묶여 민간 자본 유치가 어려운 접경지에 풀뿌리 경제를 키우고 있다.

■버려진 파지 사과로 발효 음료 개발=양구의 '까미노사이더리'는 50대 여성 귀촌인들이 세운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권무령아(53), 강정현(〃)씨는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양구의 조용함, 깨끗함에 호감을 느끼고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농촌에서의 삶은 낭만 이전에 현실이었다. 인구 2만3,000여명인 지역에서 귀촌인으로서 생업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역에 정착한 주민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이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버려진 '파지 사과'였다. 흠집이 조금이라도 나면 제수용, 선물용으로 시장에 납품되지 못하고 버려졌다. 지역 사과 전체 수확량의 30% 정도였다.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과였지만 권무령아, 강정현 대표의 눈에는 버릴 이유가 없는 사과였다. 두 사람은 파지 사과로 가공품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 사과즙이나 말랭이 대신 프랑스에서 흔한 사과 발효주인 '애플 사이더(Apple Cider)'를 만들기로 했다.

상수원보호구역 규제에 묶여 양조면허를 받는 데 제약이 있었기에 대신 '사과 식초'를 만들 수 있는 즉석 판매 제조허가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지역 농가들로부터 20㎏들이 파지 사과 200상자를 수매하고 이를 발효시켜 '양구 애플 사이더 비니거(사과 식초)'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했다.

권무령아 대표는 “1차 농산물이 풍부한 만큼 가공품도 다양하면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다”며 “양구의 파지 사과를 활용한 자원 선순환 경제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을 연결시키는 '이음의 경제'=권무령아, 강정현 대표는 '커뮤니티 경영'도 하고 있다. 국토정중앙천문대 인근에서 사과를 테마로 한 카페인 'CAMINO-까미노'를 운영 중이다. 2년간 비어 있던 공간을 군으로부터 낙찰받아 커뮤니티 카페로 꾸몄다.

카미노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양구 잇(Eat)장'이 열린다. 파지 사과처럼 흠집이 났거나 모양이 볼품 없다는 이유로 상품화되지 못한 제철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연결시키는 장이다. 5월에는 아스파라거스, 6월에는 토마토, 파프리카, 7~8월에는 수박과 멜론, 9~10월에는 사과를 내놓는다. 양구의 소농(小農)과 도시 소비자들을 연결시키는 사업이다.

카페에서는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과 관련 이벤트, 클래스도 열린다. 발효 음료인 콤푸차를 만드는 법을 공유하는 정기 클래스는 지난해 매월 1회 열려 142명이 참가했다. 외지에서 유입돼 양구에서 정착해야 하는 군인 가족, 새내기 교사들이 참가했다. 권 대표는 “외지 유입인들이 소외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을 보고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는 공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까미노사이더리는 양구사과향토사업단과 지난해 9월 업무협약을 맺고, 양구사과를 활용한 가공제품 연구, 생산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권무령아 대표는 “강원도의 메밀, 감자, 양구의 농산물 등을 활용한 갈레뜨 등 이색 메뉴를 개발 중”이라며 “귀촌인,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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