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0429] [강원의 혈관 국도를 살리자]철원~화천 수피령 고갯길 따라…문화·예술 향기 바람이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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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1-05-13 09:59 조회1,981회 댓글0건요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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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혈관 국도를 살리자]철원~화천 수피령 고갯길 따라…문화·예술 향기 바람이 솔솔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터를 잡고 화천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소도마을 신농학당. 화천=김남덕기자 ▲▲금유길 신농학당 훈장(윗줄 맨 왼쪽)과 소도마을 입주 작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농학당 입주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 금유길 신농학당 훈장 먼저 정착
전기도 없던 곳에 숙소 짓고 미술관 꾸려
한국화가 전수민 교장 비롯 목공예 작가
시인·바리스타·요리연구가·농부 등 공동체
'자연'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
군인·주민 위한 활동 … 올 초 교육부 인증
철원에서 시작한 국도 56호선이 처음으로 다른 동네를 만나는 고개, 수피령(水皮嶺).
이 고개에서 화천 방면으로 내려오며 이어지는 수피령로에 두 번째 스폿(Spot)이 있다. 지역에 주둔하는 육군 27사단 해체로 침체를 겪는 화천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소도마을이다. 소도마을은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터를 잡고 신농학당을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도에서 좁은 길로 빠져나오자 몇 가구의 집이 드문드문 보였다. 차로 몇 분을 더 들어서니 넓은 터가 나타났다. 술·담배·인스턴트가 금기시되는 청정 마을, 소도마을이었다. 청정마을이라는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조심스럽게 차에서 빠져나오자 주위 풍경이 보였다. 자작나무 숲과 7개의 연못, 12개의 낮은 산이 둘러싸여 있는 아늑한 곳이었다. 수염을 곱게 기른 훈장님이 반겼다.
2014년 이곳을 제일 먼저 찾은 건 금유길(55) 신농학당 훈장이었다고 했다. 금 훈장은 “아이들이 잠재된 가능성을 이끌어내고 꿈을 이룰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갖 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실도, 전기도 없던 곳에 길을 내고 땅을 다져 숙소를 짓고 미술관도 꾸렸다. 자연만 있던 곳은 어느 새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가 됐다. 차를 타고 지나오면서 본 민가들도 소도마을이 생긴 이후 하나둘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소도마을에는 공예미술학교 신농학당과 잔미술관, 공방, 도서관 등이 있다. 금 훈장과 한국화가인 전수민 교장, 그리고 시조시인, 목공예 작가, 서양화가, 바리스타, 제빵 요리 연구가, 농부 등 2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신농학당은 '자연'을 중심으로 공부를 가르친다고 했다. 아이들이 목공, 요리 등 실제 삶을 체험토록 하고, 흙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배운다. 중국어·러시아어 등 외국어를 배우고 부동산 같은 현실적인 교육도 가르친다.
신농학당 선생님들은 학당 아이들뿐 아니라 주민들과도 만남을 이어왔다. 지역 군인들을 위해 미술치료 재능기부를 했고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 여름캠프도 했다. 전수민 교장은 “단순한 대안학교가 아니라 지역과 더불어 살며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싶다. 역사뿐 아니라 삶에 녹아 있는 문화 예술이 결국 더 사람을 알차게 만든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농학당은 협동조합의 법인 형태를 갖추고 2018년 마을기업에 선정됐고 같은 해 교육청 '진로체험처'로 지정됐다. 올 1월에는 교육부 인증기관으로도 공식 지정받았다.
2층으로 된 잔미술관은 금 훈장이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들과도 공존하고 싶다는 의미로 기획했다. 전시뿐 아니라 커피잔도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여주, 이천, 경북 문경, 경남 김해 등 전국에서 온 도자들이 전시되고 있었고 확장 공사를 실시, 올 6월 초 다시 문을 연다. 잔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강원도에서 자란 자작나무로 직접 만든 자작파이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금 훈장은 “잔미술관이나 카페 운영 모두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것이지만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나아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도 찾는다. 금 훈장은 “마을이 오랫동안 이어지려면 아무래도 인적 자원들이 중요하다. 도예공이나 생활 한복 제작과 교육이 가능하거나 예술적 재능이 있는 분들을 환영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소도마을에만 들어서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렸다는데, 아직 마을은 조용했다. 아이들 웃음이 다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으면 한다는 마을 사람들의 바람이 실현될 날이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화천=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이 고개에서 화천 방면으로 내려오며 이어지는 수피령로에 두 번째 스폿(Spot)이 있다. 지역에 주둔하는 육군 27사단 해체로 침체를 겪는 화천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소도마을이다. 소도마을은 화전민이 떠난 자리에 터를 잡고 신농학당을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도에서 좁은 길로 빠져나오자 몇 가구의 집이 드문드문 보였다. 차로 몇 분을 더 들어서니 넓은 터가 나타났다. 술·담배·인스턴트가 금기시되는 청정 마을, 소도마을이었다. 청정마을이라는 이야기에 왠지 모르게 조심스럽게 차에서 빠져나오자 주위 풍경이 보였다. 자작나무 숲과 7개의 연못, 12개의 낮은 산이 둘러싸여 있는 아늑한 곳이었다. 수염을 곱게 기른 훈장님이 반겼다.
2014년 이곳을 제일 먼저 찾은 건 금유길(55) 신농학당 훈장이었다고 했다. 금 훈장은 “아이들이 잠재된 가능성을 이끌어내고 꿈을 이룰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갖 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화장실도, 전기도 없던 곳에 길을 내고 땅을 다져 숙소를 짓고 미술관도 꾸렸다. 자연만 있던 곳은 어느 새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가 됐다. 차를 타고 지나오면서 본 민가들도 소도마을이 생긴 이후 하나둘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소도마을에는 공예미술학교 신농학당과 잔미술관, 공방, 도서관 등이 있다. 금 훈장과 한국화가인 전수민 교장, 그리고 시조시인, 목공예 작가, 서양화가, 바리스타, 제빵 요리 연구가, 농부 등 2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신농학당은 '자연'을 중심으로 공부를 가르친다고 했다. 아이들이 목공, 요리 등 실제 삶을 체험토록 하고, 흙 위에 그림을 그리며 상상력과 창의성을 배운다. 중국어·러시아어 등 외국어를 배우고 부동산 같은 현실적인 교육도 가르친다.
신농학당 선생님들은 학당 아이들뿐 아니라 주민들과도 만남을 이어왔다. 지역 군인들을 위해 미술치료 재능기부를 했고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 여름캠프도 했다. 전수민 교장은 “단순한 대안학교가 아니라 지역과 더불어 살며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의 장이 되고 싶다. 역사뿐 아니라 삶에 녹아 있는 문화 예술이 결국 더 사람을 알차게 만든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농학당은 협동조합의 법인 형태를 갖추고 2018년 마을기업에 선정됐고 같은 해 교육청 '진로체험처'로 지정됐다. 올 1월에는 교육부 인증기관으로도 공식 지정받았다.
2층으로 된 잔미술관은 금 훈장이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들과도 공존하고 싶다는 의미로 기획했다. 전시뿐 아니라 커피잔도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여주, 이천, 경북 문경, 경남 김해 등 전국에서 온 도자들이 전시되고 있었고 확장 공사를 실시, 올 6월 초 다시 문을 연다. 잔미술관 1층에 있는 카페에서는 강원도에서 자란 자작나무로 직접 만든 자작파이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금 훈장은 “잔미술관이나 카페 운영 모두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것이지만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나아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도 찾는다. 금 훈장은 “마을이 오랫동안 이어지려면 아무래도 인적 자원들이 중요하다. 도예공이나 생활 한복 제작과 교육이 가능하거나 예술적 재능이 있는 분들을 환영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소도마을에만 들어서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렸다는데, 아직 마을은 조용했다. 아이들 웃음이 다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으면 한다는 마을 사람들의 바람이 실현될 날이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화천=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출처: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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