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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넷/0305] [김선기의 세바시] 6.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주체와 관계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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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1-03-09 09:15 조회1,4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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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기의 세바시] 6. 사회적 경제의 다양한 주체와 관계에 대한 고민


다른 범주 안에 있는 사회적 경제 주체 간 관계설정이 중요
우리의 생각과 언어, 방식을 찾아 다른 범주 다른 주체와 관계해야


사회적 경제 안에는 다양한 주체가 있습니다. 사람이 있고 결사체가 있습니다. 이들이 법과 제도를 통해 만든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체들이 만든 연합·연대 조직이 있습니다. 연합·연대 조직은 작게는 마을 단위에서부터 기초·광역자치단체, 전국에 이르기까지 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기초·광역단위, 전국단위로 만들어진 네트워크, 협의회, 연합회, 협회, 연대체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법과 제도를 떠나 사업 부문이나 업종별로 협력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주체라 할 수 있습니다.

민간과 다른 범주의 또 다른 주체

여기에 이와는 결을 달리하는 다른 범주의 주체가 있습니다. 기초·광역 단위 조례 등에 근거해 사회적 경제 분야 민·관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경제위원회’가 그중 하나입니다. 기초·광역 단위 중간지원 조직과 기초·광역자치단체 또한 다른 범주의 주체입니다.

정부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지원사업으로 지역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는 성장지원 센터 등은 또 다른 범주에 속하는 주체입니다. 여기에 사회적 경제를 연구·지원하는 대학 등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회적경제 안에는 다양한 주체가 있고, 각자 주체적으로 행위를 해나갑니다. 앞으로 사회적경제 관련 법 제정에 따라 주체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주체가 다양화하면서 “서로 다른 주체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집니다.

그런데 관계는 각자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맺어져야 단단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관계 맺기에 앞서 각 주체가 자기 의지에 기초해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행위를 하는 게 중요할 것입니다.

국가와 시장과는 다른 주체가 되기 위한 힘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은 스스로를 사회적경제 답게 하는 게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일 것입니다.

사회적경제가 사회적경제로 불리려면 어떤 최소한의 조건들이 필요할까요? 법이나 행정의 언어와 틀로 우리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까요? 매일매일 고민하면서 우리의 생각과 언어와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이는 연합·연대 조직도 마찬가지일것입니다.

▷우리는 목적을 위해 결사했는가? ▷우리의 내·외적(사회적 실천과 사회적 포섭) 목적은 무엇인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업 활동은 어떻게 계획하고 실천하며 표현해야 하는가? ▷민주성, 자율성, 독립성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확보할 것인가?

우리 앞에 놓인 질문과 과제는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적경제는 국가와 시장과는 다른 주체로서,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사회적경제의 진정한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적경제 연합·연대 조직은 개별 사회적 경제 조직의 사회적경제다운 정체성이 드러나게 만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1일 개최된 (사)강원사회적경제연대 창립식)
사회적경제 연합·연대 조직은 개별 사회적 경제 조직의 사회적경제다운 정체성이 드러나게 만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1일 개최된 (사)강원사회적경제연대 창립식)


새로운 길을 여는 운동조직으로서 연합·연대

그렇다면 연합·연대 조직은 어떤 정체성으로 활동해야 할까요? 연합·연대를 이루는 개별 조직의 올바른 성장을 도모하는 게 기본 방향일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사업적 성장에 국한하지 않고, 앞서 이야기한 개별 조직의 사회적 경제다운 정체성이 드러나게 만드는 공동의 노력이 돼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가와 시장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국가와 시장의 기능이 문제를 야기하는 곳을 찾아 사회적 경제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연합·연대 조직의 역할일 것입니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가 국가나 자치단체와는 다른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그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 개선도 몫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개별 사회적 경제 조직은 물론 연합·연대 조직은 사회적 경제를 통해 새로운 길과 영역을 여는 운동 조직이 돼야 합니다. 연합·연대 조직이 중간지원 조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법인 또는 단체만의 역할을 하거나, 사업적 성장만을 도모하며 이익집단의 기능만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간지원 조직은 연대·연합의 관문으로 

일부에서는 조례 등에 근거한 중간지원 조직을 위탁받고자 연합·연대 조직을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운동성을 유지하던 연합·연대 조직이 중간지원 조직을 위탁받고 난 후 조직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현실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범주가 다른 주체가 같은 범주에서 서로 상충하는 목적으로 활동하려고 하는 것이니 힘이 약한쪽이 소멸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릅니다.

연대·연합 조직은 엄격히 분리돼 범주가 다른 주체로서 자기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연대·연합 조직이 중간지원 조직을 위탁받았다면 본연의 일과 중간지원 조직의 역할을 분리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중간지원 조직은 연대·연합 밖에 있는 사회적 경제 조직을 우리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관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 협력 관계의 한계, 결국 우리가 중요

개별 조직과 연대·연합 조직이 다른 범주의 주체인 ‘사회적 경제 위원회’와 자치단체 등과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도 관건입니다. 물론 사회적 경제 위원회에는 공모 등을 통해 개별조직이나 연합·연대 조직에서 역할을 하는 활동가들이 대거 포함됩니다.

하지만 위원회는 ‘심의’ 기구일 뿐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는 자치단체장입니다. 위원회가 아무리 역할을 잘 한다고 해도 다른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면, 이는 중간지원 조직을 통해 현장으로 내려와 엇박자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범주와 목적이 다른 상태에서 진행되는 제도적 협력 관계의 한계입니다.

결국 개별 사회적 경제 조직과 연대·연합 조직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본연의 자기 활동을 통한 저절로 ‘드러남’이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위원회 활동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국가와 자치단체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써 사회적 경제가 작동되는 흐름을 다른 범주로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흐름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래야 중간지원 조직도 신명나는 자기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기본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봄바람이 불어온다고 저절로 꽃은 피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오히려 더 소중할지 모릅니다. 다양한 범주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자기 노력을 기대합니다.

출처 : 이로운넷(https://www.ero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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