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사람들/0630] 실레마을에서 펼쳐질 스무살 ‘도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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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1-07-01 17:24 조회1,512회 댓글0건요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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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레마을에서 펼쳐질 스무살 ‘도모’의 꿈
(사)문화프로덕션 ‘도모’ 황운기 대표소극장 ‘아트팩토리 봄’ 개관“서울에서 공연 보러 오는 실레마을 만들고파”
지난 19일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 (사)문화프로덕션 도모(이하 ‘도모’)가 자체 소극장 ‘아트팩토리 봄’의 개관식과 개관 기념 공연 <봄봄>(17~23일)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도모는 지난 2000년 ‘극단 도모’로 설립되어 <더드림>, <동백꽃>, <오셀로>, <소낙비>, <시나브로>, <과꽃>, <연극바보들>, <처우> 등 다양한 창작극을 발표해왔다. 공연 외에도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총연출과 해외팀 운영,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 기획·연출·운영 등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이벤트를 100회 이상 펼쳐왔다. 또한 강원도 1호 문화예술단체 사회적기업답게 문화소외계층 공연 관람, 찾아가는 복지시설 공연과 동아리 활동 지원, 아동·청소년 예술교육과 아마추어 연극 활성화 등 지역사회 공헌에도 힘써왔다.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 (사)문화프로덕션 도모가 소극장 ‘아트팩토리 봄’의 개관식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황운기 대표(사진)는 ‘아트팩토리 봄’을 서울에서 공연 보러 오는 유니크한 소극장이자 아마추어 연극의 산실로 발전시키고, 김유정문학촌과 시너지를 내어 실레마을을 아트밸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실레마을로 터를 옮기고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도모의 황운기 대표를 만나 소회와 비전을 들었다.
실레마을 옛 막걸리공장·닭갈비 식당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지난해 7월, 20년을 살아온 보금자리 옥천동 춘천예술마당을 떠나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로 터를 옮겼다. 춘천예술마당의 봄내극장과 창작관 노후로 인한 리모델링 때문이다. “유진규 선생의 마임의 집을 물려받은 곳, 지역의 문화적 자산 한 곳이 사라졌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터를 물색하다 실레마을의 문 닫은 막걸리공장과 닭갈비 식당이 있는 바로 이곳을 만났다. 천고가 높고 직사각형 실내와 출입구가 넓어서 소극장으로 딱 맞았다. 2층 식당 공간은 업무 공간으로 제격이었다. 다른 곳을 더 찾을 필요 없이 바로 결정했다. 이곳에서 새 출발을 하자.”
월세 입주 이후 경매와 대출 등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마침내 도모가 주인이 됐다.
‘아트팩토리 봄’은 도모의 사옥 1층에 자리한 150석 규모의 소극장이다. 객석은 기부를 통해 마련했다. 빠듯한 살림 때문에 당초 직원들이 직접 나무로 만든 객석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3단계로 나뉜 다양한 형태의 기부에 여러 예술가들과 전국의 소극장, 해외에서 후원이 이어져 순식간에 목표액을 채웠다. 덕분에 전동 객석을 마련할 수 있었고, 후원자들의 이름은 의자에 새겨졌다. 막걸리를 만들던 공장은 이제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공장으로 재탄생했다.
실레마을의 자연이 한눈에 들어오는 2층 한편에는 떼아뜨르 카페(Theatre cafe)가 자리했다. 관객들이 공연을 본 후 바로 집으로 가기보다는 커피를 마시며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그 옆에는 업무공간이 없는 예술가나 협회가 무상으로 사용하는 공유오피스가 있다. 현재 청년극단 ‘이룸’과 강원도 무용협회가 사용하고 있는데 작품기획·스태프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기대한다.
3층은 향후 레지던시 공간으로 사용된다. 연출가나 작가들이 머물며 작품을 만들고 도모와 협업도 할 수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생 위기? 사업 다각화로 돌파
도모는 자생을 위해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모에는 ‘극단 도모’뿐 아니라, ‘좋은여행 도모’, ‘채널 D’ 등 자회사가 있고, 최근에는 ‘슈퍼방역맨’ 더존 컴퍼니 춘천지점의 자격을 획득했다.
‘좋은여행 도모’는 해외로 가거나 한국으로 오는 국내·해외 단체들의 공연과 업무 등을 돕는다. ‘채널 D’는 지역의 예술가와 문화예술단체의 홍보·판매 등 매니지먼트와 역량 강화를 돕는다. ‘슈퍼방역맨’ 더존 컴퍼니 춘천지점을 맡게 된 건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행사의 방역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모든 공연단체와 마찬가지로 힘든 시절이다. 연극과 특수여행업을 축소하고 문화예술 컨설팅, 홍보사업 등으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덕분에 직원 급여는 밀리지 않고 있다. 슈퍼방역맨 더존 컴퍼니는 일터를 잃은 문화예술분야 종사자들이 창업한 방역전문기업인데 도모가 하는 모든 일에 방역이 중요하기에 아예 춘천지점을 맡았다.”
실레마을의 옛 막걸리공장과 닭갈비 식당이 (사)문화프로덕션 도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사진 속 1층은 소극장 ‘아트팩토리 봄’, 2층은 떼아뜨르 카페(Theatre cafe)와 공유오피스가 자리했다. 3층은 향후 창작 레지던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도모의 장점? 글로컬리즘(glocalism)으로 무장한 즐거운 일터
도모는 한국의 작은 시골 실레마을에 자리하고 있지만 활동무대는 한국을 넘나든다. 해외공연과 더불어 전통타악그룹 ‘태극’ 등을 해외에 소개해왔다. 황 대표는 “춘천이 만들어준 것이다. 춘천의 주요 축제에 몸담으며 쌓아온 일본·러시아·필리핀·싱가폴 등 해외 네트워크가 밑거름이 되어 도모의 시스템에 녹아들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열일’하는 에너지는 복지에서 나온다. “즐거운 콘텐츠로 재밌는 세상을 도모하자”는 창립 철학을 실현하려면 일터가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 도모는 이미 2013년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 3년차 이상은 1년에 한 달 유급 안식월을 가질 수 있고, 직원 결혼시 100만원 지급, 정직원 무이자 생활자금 소액대출 지원 등 가족친화형 기업문화를 추진해왔다.
황 대표는 ‘아트팩토리 봄’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도 강조했다. “지난 2010년 도내 문화예술분야에서 첫 번째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이래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아트팩토리 봄’을 통해 그런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소극장은 개인 소유의 공간이 아니라 공공자산이다. 취약계층과 청년단체, 청소년들에게는 무료로 대관할 것이고 공연을 통해 도모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할 것이다”고 말한다.
실레마을에서 펼쳐갈 새로운 꿈
“연극하는 사람들도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자.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며 일하자.” 초창기 극단 도모의 꿈은 실현됐다. 황 대표는 ‘아트팩토리 봄’ 개관을 통해 새로운 20년의 비전을 제시한다.
“첫째, 유니크한 공연이 열리는 소극장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 세계 명작 공연을 도모만의 색깔로 선보여서 서울에서도 공연을 보러 실레마을로 오게 하고 싶다.
8월에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이 ‘아트팩토리 봄’에서 열린다. 전국 6개 지역 극단의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소극장들이 연합해 만든 네트워킹인데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손꼽히는 소극장으로 자리하길 기대한다.
둘째, 춘천에 상설공연을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 특히 도모가 보유한 김유정 레퍼토리 <소낙비>, <동백꽃>, <봄봄> 등을 시즌별 주말 상설공연으로 선보여서 “주말에 춘천에 가면 아트팩토리 봄에서 김유정 공연을 볼 수 있다”라는 인식을 전국에 퍼뜨리고 싶다. 실레마을 공동체와도 협력하고 김유정문학촌과 시너지를 내어 아트밸리로 도약시키고 싶다.
셋째, 지역 아마추어 연극의 산실이 되고 싶다. 실레마을 중심의 아마추어 극단과 홍천 중심의 아마추어 극단을 만들려 한다. 그리고 현재 8기 교육중인 시민연극교실 ‘나도 배우다’를 더 확대할 것이다. 올해 8월에는 ‘아트팩토리 봄’에서 아마추어 연극제를 열 계획이다.
축제와 축제, 축제와 관광·지역경제 시너지 아쉬워
황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소극장열전 운영위원장, 원주 다이내믹 댄싱카니발 총연출,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총감독, 오산 독산성문화제 총감독 등 지역 안팎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춘천의 축제에 제언을 전했다. “춘천의 축제들은 오랜 역사와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축제와 축제, 축제와 관광·지역경제의 시너지가 미흡하다. 과거 지역의 축제에 몸담았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잘 보인다. 인구 28만 도시에 국내외 높은 인지도를 갖춘 여러 축제와 10여 개의 극단이 있다. 한국에 이런 곳은 없다. 그런데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경쟁력을 갖춘 제대로 된 축제를 선보이려면 보통 20억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춘천의 3대 축제를 다 더해도 안 된다. 홍보도 아쉽다. 축제 홍보에 시의 관광부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대구와 원주 등은 그렇게 한다. 각 축제는 홍보비를 줄여 다른 곳에 힘을 더할 수 있다.
축제 단체들의 혁신도 필요한데, 부족한 일손과 빠듯한 예산으로 발등에 불 끄기 바쁘다. 다른 축제를 보고 배우고 서로 교류할 여유가 없다.
예술가 개인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단체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 단체가 역량을 강화하며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단체가 와해되면 개인은 갈 곳이 없다. 이런 것들을 아우르는 문화도시 춘천만의 지원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도중 수차례 황 대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업무미팅과 소극장 대관, 강연 일정 등을 문의하는 각 지역의 축제관계자·연극인·대학이다. 식지 않는 열정, 지나온 20년보다 내일을 더 기대해도 될 듯하다. 황 대표는 “도모가 20살 청년으로 잘 성장해올 수 있었던 건 그동안 함께해온 여러 동료들 덕분이다. 도모와 인연을 맺어온 200여 명의 전·현직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인사드린다. 정말 감사합니다.”
박종일 기자
출처 : 《춘천사람들》 - 시민과 동행하는 신문 (http://www.chun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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