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넷/0606] "먹거리 산업은 전쟁, 후발 주자에게 희망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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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0-06-15 13:53 조회1,965회 댓글0건요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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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산업은 전쟁, 후발 주자에게 희망 줄 것"
'김치와 한과로 밀키트를?’ 강원도 사경기업이 만들었어요! ②
떠오르는 트렌드 ‘밀키트’, 우리가 선발주자 ② 평창꽃순이와 홍천명품한과
[소셜디자이너- 공감 토크④] 사회적경제로 사회를 디자인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강원도사회적경제만의 공감토크~.
쿠킹 박스 혹은 레시피 박스라고도 불리는 밀키트는 넓게 보면 포장 상태를 뜯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가정식(HMR)에 속하지만, 구매자가 따로 조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손질이 모두 되어 있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는 즐거움까지 챙길 수 있다는 편의성과 재미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뜨거운 식품사업 분야입니다.
강원도 사회적경제 기업들 중 이 같은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제품에 접목해 좋은 선례를 만드는 업체는 없을까 궁금하던 차에 ‘김치’와 ‘한과’라는 전통음식을 밀키트로 재탄생시킨 ‘㈜정민서농업회사법인(이하 평창꽃순이)’과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이하 홍천명품한과)’를 발견했습니다.
둘 모두 해당 식품 분야에서 첫선을 보인 밀키트 제품이라고 하니 이것저것 묻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한가득입니다.
그럼, <떠오르는 트렌드 ‘밀키트’, 우리가 선발주자>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때와 곳 : 2020년 5월 8일 평창꽃순이 김칫간
○ 함께 하는 분 : 정민서 ㈜정민서농업회사법인(평창꽃순이) 대표이사
이예연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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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예연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 대표, 정민서 ㈜정민서농업회사법인(평창꽃순이) 대표이사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Q. 밀키트 제품에 대한 반응은?
이예연= 한과로 밀키트 상품을 출시한 건 저희가 처음이에요. 그러다 보니 겁도 나고, 정량화하는 과정도 힘들었어요. 또 내 생각으로는 엄마, 아빠랑 같이 아이들이 재밌게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일지 사실 모르잖아요.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모사업을 통해 크라우딩 펀딩으로 첫선을 보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오진 않아서 ‘안 되는 건가?’ 조금 실망하고 있어요.
정민서= ‘한과’를 받아들이기 생소했을 것 같아요. ‘놀이’를 강조해서 ‘고소한 과자 만들기’,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했으면 어땠을까요?
▲ 홍천명품한과 '신기한 과자 만들기' 세트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예연=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저희 한과 밀키트 상품 이름은 ‘신기한 과자 만들기’예요. 이름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마케팅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자체 쇼핑몰에도 밀키트 제품을 아직 올려두지 않았어요. ‘내 생각이 잘못됐나?’라는 고민이 들어서요.
정민서= 절대 아니에요. 먹을거리 산업이 발전할수록 결국 사람들의 관심은 나한테 건강하고 좋은 먹을거리로 집중하게 돼요. ‘간편 가정식(HMR)이 나왔으니까 이제 요리하는 과정은 사라지겠네?’ 아니죠. 밀키트가 나왔으니까요.
요새는 공유 부엌이나 주방을 빌려주는 곳들도 생겼어요. 거기에서 연인들이 데이트하고 가족, 친구들과 모임을 해요. 결국 요리에 대한 즐거움은 갖고 가고 싶다는 거예요. 요리는 대화와 스킨십이 어우러지면서 함께 결과물을 완성하는, 공감을 나누는 아주 즐거운 과정이니까요.
아파트 관리 홈페이지 내 폐쇄몰을 통해 판매된 겉절이 밀키트 상품은 재주문도 많이 들어왔어요. 겉절이는 바로 해서 먹어야 제맛이잖아요. 밀키트에 아주 적합한 아이템이었던 거죠.
▲ 정민서 ㈜정민서농업회사법인(평창꽃순이) 대표이사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예연= 한과는 신기하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어요. 네모 납작한 반대기를 오븐이나 프라이팬,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동~그랗게 부풀거든요. 얼마나 재밌어요. 또 하나는 한과는 ‘명절에만 먹는 비싼 과자’라는 인식이 팽배한데,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네~”, “바로 만들어서 먹으니까 이렇게 맛있네” 하는 반응이었어요. 특히 후자는 한과가 가진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정민서= 어머니가 요리를 했으니까, 제가 어렸을 때는 한과를 직접 만드셨어요. 금방 만들어서 먹으면 한과 정말 맛있잖아요. 그런 기억이 있는데도 지금은 가장 곤란한 명절 선물이 한과가 됐어요. 명절 물량을 맞추려고 한 달 전부터 한과를 만들다 보니 보기에 맛있어 보여서 기대하고 한 입 먹어도 갓 만든 한과의 맛이 나지 않으니 실망이 커요.
이예연=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물량을 맞추려면 미리 만들어 둘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리야 워낙 소규모니까 명절을 코앞에 두고 들어오는 주문이 많아요. 다만 한과의 맹점이 대형 업체 위주로 유통되다 보니 ‘한과는 맛없다’라는 인식이 이미 생겨버렸다는 거예요.
정민서= 한과 밀키트가 그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죠. 밀키트는 바로 만들어서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또 대표님이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나라 음식 문화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그런 문제를 밀키트를 활용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는 자체가 너무 반갑고 감사해요. 안 그러면 한과라는 건 사장될 거예요.
이예연= 맞아요. 그래서 홍천명품한과 패키지에도 한과를 드시지 않으면 한과 전통은 사라진다고 써두기도 했어요.
▲ 평창꽃순이 겉절이 밀키트 상세페이지 Ⓒ강원곳간
정민서= 마냥 강요만 할 수 없으니, 밀키트라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신 건 좋은 기획이라 생각해요. 한과뿐만 아니라 김치도 그래요. 요즘 아이들, 김치 담그는 모습을 볼 기회가 없어요. 김치는 사다 먹는 거지, 직접 만들어 먹는 걸 모르더라고요. 밀키트를 이용해서 같이 한과를 만들고 김장을 해 보는 경험이 얼마나 값진 문화 교육이고 경험이 되겠어요.
이예연= 엄마가 김치 만드시다가 맛보라고 돌돌 싸서 한 입 넣어주는 장면, 얼마나 기억에 남아요.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고요. 그때 먹었던 김치가 제일 맛있었어요.
Q. 포장재, 메뉴 확장 등 현재 고민은?
이예연= 한번 된서리를 맞았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절실해요. HACCP 인증 관련해서 올해까지 인증을 준비하지 못한 한과업체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과업체는 많아요. 대기업이나 몇십 년 전통을 가진 기업들을 저희가 어떻게 이기겠어요. 틈새시장인 ‘구운 한과’를 사업 방향으로 잡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 이예연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 대표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구운 한과 밀키트 또한 ‘정량화’ 작업을 보완해야 하겠고, 패키지에 대한 고민도 여전해요. 비닐 소포장에 튀밥이랑 반대기를 각각 넣고, 조청은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야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통에 넣어서 배송돼요. 조청 용기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부담이 있고,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지만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요. 마땅한 대체 용기가 없어서 사용하고 있지만 계속 고민이 돼요.
정민서= 비닐팩이나 튜브형 비닐팩은 어떠세요?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굳이 쓰지 마시고 쓰레기로 버릴 수 있는 팩을 고민해 보세요. 밀키트 속 재료들을 담는 패키지는 크게 디자인이 필요하지 않고, 소분되어 있는 제품에 스티커만 붙여도 충분하잖아요. 재질도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재질로 선택하면 되니까요.
제가 환경운동가이기도 해서 밀키트 포장재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밀키트는 음식물 쓰레기가 없다는 게 장점인 반면에 역으로 포장 쓰레기는 한 무더기가 나오죠. 다른 밀키트 상품 보니까 소분한 재료들을 하나하나 플라스틱에 담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자 마음먹게 됐고,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용기를 제작하게 됐어요.
▲ ㈜정민서농업회사법인에서 제작한 사탕수수 포장재 샘플 2종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예연= 가격이 비싸진 않나요?
정민서= 아니에요. 친환경 제품에 대한 큰 오해 중에 하나가 비싸지 않을까 하는 인식이에요. 플라스틱하고 똑같거나 아주 미미한 차이만 있어요.
이예연= 이런 용기는 어디에서 사요?
정민서= 저한테 사세요. 하하하.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작하는 곳이 없어요. 저는 이걸 만드는 공장을 국내에 만들고 싶어요. 현재는 중국이나 베트남에 용기 제작 공장이 있고, 원료는 사탕수수가 흔한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에서 가져와요. 커피 껍질이나 옥수수 껍질로도 만드는데, 사탕수수는 표백제도 전혀 사용하지 않으니까 조금 누리끼리한 색을 띠어요.
야채 같은 건 위생상 비닐을 쓸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으로 쓰레기가 나오도록 하고 싶어요. 사탕수수 용기는 종이류로 분리수거 되고, 땅에 묻으면 생분해되고요. 저희는 중국 공장에 금형 비용만 내서 샘플을 제작해 보고 있고, 이외에도 배송 스티로폼을 은박 포장재로 대체하는 등의 해결방안을 시행하거나 여러 고민들을 계속하고 있어요.
▲ 이야기 나누는 이예연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 대표, 정민서 ㈜정민서농업회사법인(평창꽃순이) 대표이사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이예연= 샘플 용기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밀키트 상품군을 다양화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인가요?
정민서= 제가 강원도 사람이니까 강원도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강원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감자’, 그리고 ‘콩’이죠. 특히 평창은 콩나물 하는 곳이 많아요. 여기에 착안해서 ‘콩나물 떡볶이’를 개발했어요. 그 다음 많이 하는 게 버섯, 특히 표고버섯이에요. 그래서 표고버섯을 넣은 ‘표고버섯 불고기’ 제품을 생각했어요.
이예연= 개발 중이신 건가요?
정민서= 개발은 끝났어요. 빠르면 5월 중순 정도에 출시를 앞두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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