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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⑥협동조합이 강원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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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15-11-04 00:00 조회5,4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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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현수 이사(강원시민사회연구원)
▶토론: 박준영 이사장(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
김선기 사무국장(원주협동사회경제네크워크)
이강익 팀장(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좌담: 강원CBS 스튜디오, 10월 16일

강원도 협동조합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강원CBS 좌담에 참석한 제현수 이사(왼쪽부터), 이강익 팀장, 박준영 이사장, 김선기 사무국장.(사진=최원순 강원CBS PD)


제현수: 지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우리사회에서 협동조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5인 이상 조합원만 모이면 설립이 가능한 규제 완화 속에 강원도 안에서도 협동조합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실제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설립된 강원도 협동조합은 394개에 이른다. 협동조합의 이같은 바람이 우리사회, 좁게는 전국 인구 3% 변방 강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번째 순서는 자본주의 경제의 대안으로 촉망받는 협동조합이 지역이 직면한 숙제들을 풀어나가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 지금 우리 사회의 협동조합은 어디쯤 와있는지 진단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협동조합에 대한 정의부터 설명해달라.

김선기: 협동조합하면 의미를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정의적 측면에서는 필요와 염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곳이다. 조합원 공통의 사회, 문화적 염원을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결사체로 볼 수 있다. 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준영: 경제적 참여에 대한 방법이 다수의 참여를 통해 필요와 염원을 충족해나가는 과정이다. 소비자 협동조합의 경우 이미 구매자가 조직돼 있고 의료생협도 의료소비자가 조직돼 있어 의료서비스 자체가 불특정 다수한테 가는게 아니라 정해진 조합원에게 서비스되고 그들에 의해 관리, 통제된다. 일반 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다르다.

제현수: 보통 협동조합이라하면 농협.수협.축협 이런 이름에 익숙한데 기본법 시행 이후 달라진 것인지?

김선기: 기존에 있었던 농협, 수협은 개별법에 의한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누구나 쉽게 협동조합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출자금에 관계없이 5명만 모이면 쉽게 조직할 수 있고 사업 분야 역시 보험, 금융 제외하고 모든 업태, 업종의 협동조합을 꾸릴 수 있다.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협동조합 할 수 있다. 문제는 의지만 갖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

박준영: 제2 농협, 수협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의료생협의 경우 소비자협동조합법으로 만들어졌다가 지난해 기본법에 따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기본법에 따른 의료협동조합을 할 수 있듯이 농축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협동조합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기존 농협, 수협과의 충돌 문제를 고민하고 개선점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

제현수: 물론 오래전부터 협동조합의 꿈을 이어가는 곳이 있다. 어느 때부터 들불처럼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현장에서 시작된건 아마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은데.

이강익: 예전에는 기업에서 많은 일자리 창출하고 주민 소득으로 돌아갔는데 고용없는 성장시대 맞아 중소기업과 내수시장이 어렵고, 기업은 이 문제를 풀지 못하고 행정도 대안을 못 찾고 있다보니 주민 스스로 해법을 찾자는 흐름에서 협동조합이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박준영: 배경에는 자체적인 한국적 상황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류경제가 흔들렸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있었는데 주로 협동조합 형태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태리 볼로냐, 스페인 몬드라곤 등 협동조합 기업들이 더 잘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안 경제를 형성할 수 있다는 논의 속에 한국에서도 기본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과정은 괜찮은데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민사회가 안착이 안돼 자리잡는데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고 노력도 필요하다.

김선기: 협동조합 하려는 이들의 지원업무도 하고 있는데 다양한 협동조합, 다양한 사업, 생각들이 많은데 재밌고 기대도 되는데 반대로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엄밀히 따지면 법인을 만들기 위한 근거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접한 사람들은 법인 만드는게 협동조합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과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데 협동조합도 성공적인 요인이 따로 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와 함께 사업을 해서 나의 필요와 염원을 해결하겠다는 사업을 찾고 조합원들끼리 늘 협심하는 과정들이 있어야 한다. 5인 이상 모이면 된다니까 기계적 결합에 그치면 100% 실패할 것. 절실하게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 구성하는 사례는 드물다. 일자리 필요한 청년들이 일자리 스스로 만들자고 모이는 협동조합은 성공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제현수: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시선은 돈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너머의 것'을 기대하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부각이 되는 측면도 없지않아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1%를 위한 경제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를 지향한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 점에서 협동조합의 가치가 우리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가치로 작용할지 주목이 되고있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역사를 거론할 때 유럽의 선진모델을 얘기 하지않을 수없을 것 같은데 오렌지 주스의 대명사 ‘썬키스트’,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구단인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미국의 ‘AP통신’ 등 등 세계적인 회사들도 모두 협동조합이다. 유럽이나 해외에선 이미 역사적으로 협동조합의 역사가 깊다.

박준영: 협동조합이 경제영역에서 평등 가치를 사업체 방식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유럽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 발전하는 것은 평등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정당, NGO, 노조 등의 기초가 있기에 가능하다. 캐나다 퀘백 주도 발전돼 있는데 한국에서는 협동조합이 발전되면 좋겠지만 협동조합이란 기업이 토대 닦을 만한 평등적 가치 공유가 부족하다.

김선기: 협동조합 증가 분위기에 우리나라 전통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원형은 과거 계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계와 관계를 맺은 역사가 있다. 공부를 하려면 학계, 농사를 지우려면 농계, 우계 국가 세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군포계, 호포계 만들었다. 죽을 때 장례를 치르기 위해 상포계도 만들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제도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물론 계가 식민지배 전쟁때 사라졌지만 우리 몸 속에는 그런 정신이 남아있다. 국내 협동조합도 우수사례 많다. 완주한우협동조합은 소 키우는 사람들이 기존 유통체계의 문제의식과 결사로 모여 지난해 매출이 74억 4천만원 냈고 정규직이 29명이다. 식재료는 다 주민 것 쓰고 돈 남으면 조합원 소 비싸게 사주고 장학금 주고. 잘 고민하고 잘 하면 이런 사례들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제현수: 강원도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 경제 규모와 성장 가능성은?

이강익: 도내 협동조합은 거의 4백여개 정도 되고 사회적기업은 150개, 마을기업 100여개, 자활기업 60여개 정도다. 긍정적으로 보면 사회적기업은 기업당 평균 고용이 20명 정도로 취약계층 고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평균 3.5명 정도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이기에 고용창출 효과 기대한다. 가치나 인식도 부족한 측면도 있고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 만드는 사람들이 아직 경영 노하우가 취약한 점은 있다. 기업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원주협동사회네트워크처럼 연대하고 지속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지역 고용에, 사회서비스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준영:협력 연대가 구체적으로 있어야 한다. 지역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재생 이 순환 구조가 있어야 한다. 협동조합 정체성을 갖고 농협이 판매 유통을 해주면 되는데, 한살림도 친환경쪽에 무게를 두고 있으니 한계가 있다. 관에서 개입해 선순환 구조 만들어주면 후발 주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제현수: 연대나 협력 측면에서는 원주 협동조합들이 좋은 사례가 되고 잘 되고 있지 않는가? 원주가 협동조합의 산실로 주목받는 이유는?

김선기: 지학순 주교, 장일순 선생 등 주민 삶의 문제를 협동조합을 통해 해결하려했던 역사와 전통이 이어지고 있고 선배 협동조합과 신생 협동조합이 연대체를 구성하고 있는데 벌써 12년이 됐다. 이 안에서 성과는 많지 않지만 신협, 생협, 신생 사회적기업과 연대해야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런 점에서 원주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고민하고 완성해야하는 것은 각 단체의 자립을 위해 사업적 관계망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사람 만들고 같이 쓸 수 있는 자금 만들고 지원만들고 이런 구조 잘 짜려한다.

제현수: 협동조합의 날개짓이 전국 인구 3%, 정치력 3%로 변방에 머물고 있는 강원도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협동조합을 통한 변화, 무엇을 바꿀 수있나?

박준영: 예를 들자면 강원도는 빼어난 자연 경관에 돌봄을 결합한 시설을 만들면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을 강원도로 유인할 수 있고 농산물 가공, 수산물 등은 협동조합을 통해 사업화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유럽을 보면 1차 농축수산 중심의 가공품이 강점을 갖고 있다. 식량자립도가 낮아진 우리 상황에서 좋은 역할 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자본과 기술면에서 기존 기업을 쉽게 따라가기 힘들다. 대신 좋은 인적 자원은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의 경우 좋은 인적 자원을 잘 교육시키면 강점을 가질 수 있다.

이강익: 춘천 사북면에 별빛산골교육센터라는 협동조합이 있다. 방과 후 아이들 돌봄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 속에서 한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교통사고가 난 사례가 있었다. 방과 후 아이들이 전혀 돌봄 서비스가 없고, 어른들은 농사일을 하고, 방과 후 교육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젊은이들이 뜻을 모아 협동조합 형태의 교육센터를 만들었다. 지역아동센터 역할도 하다 위기가 닥쳤는데 학교 폐교 위기다. 산골 교육센터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타지 아이들의 유학을 유치하면 학교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역 아이들을 모으고 폐교도 막고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유입도 되고, 마을 아이들이 점심부터 저녁까지 40명이 넘는 인원이 센터에서 생활한다. 젊은이들은 마을 사업으로 만들었지만 방치됐던 펜션을 활성화시키고 농산물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성과도 가져왔다. 강원도형 협동조합이 아닐까. 사회적 경제를 얘기할 때 지역을 지키고 경제적인 측면을 지키는 것이 아닐까. 원주 서곡생태마을 역시 교육, 경제, 일자리 문제 함께 해결하는 모델이다. 협동조합 가능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례다.

김선기: 원주에도 청년들이 모여 스스로 일자리 창출한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두루바른 협동조합이다. 대학에서 언어, 작업 치료 전공한 젊은이들인데 사회 나와보니 취직했는데 4대 보험 가입도 잘 안되고 일 있을 때만 나오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찾아와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있는데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교육부터 시작해 결국 사회적협동조합 만들었는데 본인들이 정규직 11명 만들었고 1년만에 손익분기점 넘어서고, 자기들 문제를 자기 스스로 해결한 것이다. 전국에서도 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강원도형 성공한 협동조합은 강원도에서 사는 사람들의 필요와 염원이 무엇인지, 행복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주목해 협동조합이 출발해야 한다.



☞ 원문보기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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