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칼럼(17)] 춘천사람들 2019년 3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원매거진 작성일19-07-12 17:31 조회1,66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이강익(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오늘 나는 춘천시 공무원이 참여하는 협동조합 아카데미에서 사회적가치와 지역사회혁신을 주제로 강의를 했다. 강의의 핵심은 사회적 가치와 사회혁신을 중심으로 지방행정혁신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이었다.
지방행정혁신이란 새로운 행정관행을 지방행정조직에 도입하고 공공서비스를 개선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제안하는 새로운 행정관행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사회혁신을 중심에 둔 행정관행이다. 사회적 가치란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여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고, 사회혁신이란 주민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지역사회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심을 둔 새로운 행정관행을 수용하자는 나의 주장에 대해 공무원 분들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넓은 의미의 공공기관이고 공공기관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여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 즉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관이다. 그렇기에 사회적 가치 실현에 중심을 둔 행정관행이 ‘새로운’ 관행이라는 나의 주장은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이 부분이 오늘 나의 강의의 핵심이었다. 즉 사회적 가치 실현은 지방행정의 기본이자 핵심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주변화되거나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왜 사회적 가치는 행정관행에서 주변화 되었을까? 먼저, IMF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자유주의 정책과 신공공관리론은 시장주의, 민영화, 민간위탁, 비정규직 확대, 최저가입찰, 개인성과급 등 효율과 경제적 가치에 중심을 둔 행정관행이 확산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러한 효율과 성장 중심의 시장주의 정책과 행정관행은 양극화, 공동체 약화, 국민의 삶의 질 하락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다. 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더 나은 삶의 질지수(BLI)는 OECD 38개국 중 29위이고, 공동체 지수는 38위, 환경은 36위, 삶의 만족은 30위, 일과 삶의 균형은 35위이다.
둘째, 공공성의 사유화로 인한 사회적 가치의 훼손이다. 세월호 사건 당시 아이들의 구조보다 VIP 보고가 우선인 청와대의 대응 방식, 촛불시위를 일으켰던 국정농단, 최근의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공기관이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공공기관의 존재이유이지만, 앞에서 언급한 일부 사례들에서 주민보다 기관장이 우선인 권위주의적 행정관행이나 공공기관이 소수의 사익추구에 활용되는 왜곡된 행정관행은 공공기관이 당연히 추구해야 할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현 정부는 공공성을 회복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공기관’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웠고, ‘정부혁신 종합추진계획’의 3대 정부혁신 전략 중 하나로 사회적 가치 중심 정부혁신을 제시하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재원배분의 우선순위 둔 국가 예산편성지침 및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운영기준 마련, 지역발전특별회계 개편을 통한 지역주도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포괄보조사업 신설, 재정사업 심사·평가에 사회영향평가 요소 반영 등이 제시되었다. 나아가 행정안전부는 ‘사회적 가치 구현 지자체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공동체 활성화를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은 오늘날 지방행정혁신의 핵심이다. 춘천시 공무원들과 사회적 가치, 사회혁신, 사회적경제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