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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하는 사람들, 소도 잡을 사람들이야"
【강원도 사회적경제 'e'야기】 홍천, 영농조합법인 홍천명품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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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매거진 작성일18-09-10 19:32 조회2,697회 댓글0건

요약글

강원도 홍천의 백우산 아래 깨끗한 자연 속에서 지역에서 생산하는 차진 찹쌀과 홍천의 명품 농산물로 건강하고 최고의 먹거리를 정성을 다해 만드는 마을기업 「홍천명품한과」를 소개합니다.

본문

??"쟤네들은 소도 잡을 얘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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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후반전은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남편과 함께 이곳저곳을 알아보다 “딱 마음에 들어” 2002년 홍천군 내촌면에 터를 잡은 ‘홍천명품한과’ 이예연 대표. 귀촌 이후 이 대표는 농촌 일손이 한가한 겨울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함께 놀이 겸, 부업 겸으로 칡을 캐러 다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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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아낙 몇 몇이 칡을 찾아 산 속을 돌아다니며 호미로, 괭이로, 삽으로 칡 캐는 모습에 마을에서는 “쟤네들은 소도 잡을 얘들”이라고 흉 아닌 흉을 보기도 했다고. 당시 의기투합했던 아낙들이 칡 캐기를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한 것이 마을 농산물을 이용한 한과 만들기였다. 한과 사업을 시작하자 마을에서는 또 다른 버전의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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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하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소도 잡을 사람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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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는 대로 그대로 했어요. 변칙이나 꾀부리지 않고”

 

한과 사업을 시작한 이 대표는 소도 잡을 뚝심으로 기업을 만들어 갔다. 2013년 강원도경제진흥원 지정 ‘풀뿌리기업’선정을 시작으로, 2014년 안전행정부 지정 마을기업 선정, 2016년에는 행정자치부 주관의 ‘전국 대표 우수마을기업’에 선정되었다. 그리고 올해 2018년에는 강원도 사회적경제활성화 선도기업으로 지정되었다. 이 대표는 기업의 성장 비결을 “변칙 없이 꾀부리지 않음”으로 꼽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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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기업을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저희는 (농업)기술센터나 (마을기업)지원센터에서 지속적으로 마을기업 교육도 해주고, 컨설팅 해주고, 이렇게 계속 끌어준 대로 해온 것 밖에 없어요. 하라는 대로 그대로 했어요. 변칙이나 꾀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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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사업을 위해 이 대표는 마을 어르신들께 자문도 구하고 한과 명장을 찾아 일주일에 세 번씩 석 달 가까이 교육을 받았다. 무소의 뚝심으로 꾀부림 없이 기업을 성장시켜온 이 대표이지만 한과, 특히 유과(油果)만큼은 명장에게 배운 대로 따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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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약과(藥果)나 정과(正果) 등은 명장의 레시피(recipe)를 따랐지만 유과(油果)는 그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거기께 저희들 입맛에 맞지 않았어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겠지만 각자 자기들의 손맛이란 게 있잖아요. 저희는 저희들 입맛에 따르고 손맛을 터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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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사업 준비 단계부터 교육받은 것 중에 뺄 것은 과감하게 빼고 시작했다. 1년의 준비기간 동안 “우리에게는 피 같은 찹쌀”을 무수히 버리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배운 대로 따라하지 않은 일탈의 대가였다. 그럼에도 “지금 생각하면 진짜 무모했던 시도” 덕분에 처음부터 지역의 명품 농산물인 단호박이 들어간 한과를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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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단호박을 넣기 때문에 한과 크기도 달라요. 그리고 바탕(찹쌀)을 많이 말리면 튀기거나 구울 때 한과(유과)가 많이 작아지고, 많이 안 말리면 한과가 커져요. 우리는 더 짱짱하게 말려서 작고 아삭아삭하게 만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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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한과가 이런 맛도 있네.” 홍천 5대 명품을 품은 홍천명품한과

전통사회에서 대표적인 감미료는 꿀과 조청이었다. 한자로 청(淸)은 ‘맑다’란 의미도 있지만 ‘꿀’이란 의미도 있다. 조청(造淸)은 단어 뜻 그대로 풀면 '만든 꿀'로 곡식으로 만든 천연 감미료를 말한다. 홍천명품한과는 100% 엿기름(맥아)으로 삭힌 100% 쌀조청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기호에 따라 단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의외로 많지만 홍천명품한과는 여전히 물엿이 아닌 직접 제조한 쌀조청 만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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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당분을 빼내는 것을 당화(糖化)라고 하는데, 엿기름으로 하는 방식의 쌀조청은 브릭스(Brix, 당도)가 높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한과는 달지가 않아요. 그걸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너무 안 달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간혹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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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명품한과의 또 다른 특징은 홍천의 5대 명품 농특산물을 한과에 접목시켜 활용한다는 데 있다. 이 대표가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호박한과를 개발한 이유가 단호박이 홍천 지역과 마을의 대표 특산물이기 때문이다. 홍천은 전국 단호박 3대 산지 중 한 곳으로 꼽히며, 이 대표가 터를 잡은 내촌면에서는 2007년부터 매년 ‘홍천단호박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홍천 내에서도 단호박으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마을에서 재배한 찹쌀과 단호박을 수매해 사용할 뿐만 아니라, 홍천 5대 명품인 ‘쌀, 잣, 인삼, 옥수수, 한우’를 ‘조청, 약과, 유과, 정과, 육포’로 개발하고 그 성과를 한과에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년 전 길가에 핀 토종 하얀민들레의 씨를 받아 밭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기능성 상품으로 민들레한과도 개발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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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보면 길에 하얀민들레가 보였어요. 하얀민들레가 없어지는 게 안타깝기도 했고. 그래서 3년간 씨받아서 뿌리고 받아 뿌리고해서 하얀민들레 밭을 만들었어요. 민들레잎으로 만든, 우리 민들레 한과도 아마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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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대표는 기술지원 없이 자체 기술만으로 구운 한과를 개발했다. 고소한 맛이 특징인 튀긴 한과에 비해 구운 한과는 구수한 맛이 장점이라고. 구운 한과는 깔끔하고 담박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층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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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맛은 일단 기름 맛이 가미가 돼야 진짜 옛날 한과 맛도 나고 고소한 한과 맛이 있는데, 구운 것은 그 맛이 빠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단백하고 깨끗해요.”?

 
오븐에 굽는 구운 한과는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선물세트로는 어렵지만, 젊은 사람들 입맛과 열량이 낮은 웰빙 한과로 차별화된 실속제품으로 특화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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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먹어 주는 게 한과 전통의 계승이다

 

“제가 판매를 나가면 시식회를 하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을 보면 한과를 잘 먹는 아이들이 있고, 입에 넣어줘도 꺼끌꺼끌한 식감 때문에 뱉는 아이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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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그 차이를 어렸을 때 한과를 먹어본 경험의 유무에서 찾는다. 경험적으로 엄마, 할머니 이렇게 3대가 함께 오는 아이들이 한과를 잘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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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아이들이 한과를 안 먹으면 한과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한과의 전통 계승도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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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한과 전통에 대해 추상적이고 거창한 담론보다는 아이들이 한과를 먹어주는 것이, 아이들도 좋아하는 한과를 만드는 것이 한과 전통의 살아있는 계승이라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먹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공존했을 때 온전하고 건강한 한과 전통의 전승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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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가 한 10년을 한다면 우리 이후에 할 사람이 없어요. 지역으로 유입되는 인원도 없고. 젊은 사람이 이 시골에 와서 한과를 할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전통이라는 게 그렇게 해서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로 두 가지 다 공존을 해야 전통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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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풍마을에 '들어온 사람'
 
올해 귀촌한지 햇수로 27년 된 ‘홍천명품한과’ 이예연 대표는 지역 이름이 들어간 한과를 만들고 올해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지만 여전히 마을에서는 “들어온 사람”으로 불린다.
 
“여기는 토박이가 아니면 들어온 사람이래요. 지금도 저는 들어온 사람이에요. 물론 다른 곳도 그렇겠지만 이 마을 특성인 것 같아요.”
 
홍천명품한과 이 대표가 있는 마을은 이름이 3개가 있다. ‘답풍마을’, ‘아홉사리로’, ‘물안개 피는 단풍마을.’ 
이 대표는 이 마을이 단풍나무가 많아서 단풍나무 잎을 밟고 다녔기 때문에 밟을 답(踏)자와 단풍나무 풍(楓)자를 써서 원래는 ‘답풍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마을 회의에서 ‘답’자가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을 이름을 물안개 피는 단풍마을로 바꿨다고 한다.
 
“나는 근데 그 ‘답’자가 좋은 데, 답풍 그 말이 좋은데, 근데 내가 (마을 회의에) 갔었어도 반영은 안됐겠지만, 그래도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워. 단풍마을 보다는 답풍마을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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