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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사북읍 잔치국수 맛집,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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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0-12-03 15:55 조회1,8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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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사북읍 잔치국수 맛집, ‘살아있네~’

 

 

살아있네강랜푸드 분식점, 잔치국수·곤드레김밥 대표메뉴

카지노 영구 출입정지 단도박들의 스스로 일군 희망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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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네 강랜푸드 전경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입동을 지나면서 바람이 서서히 찬 기운을 덧입는 겨울 초입, 등줄기에 오소소 한기가 드는 때면 자연스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그중에서도 맑은 멸치육수에 각종 고명을 얹어 후루룩후루룩 넘기는 잔치국수는 주머니 사정 가벼운 우리네 서민들의 뱃속을 덥혀주는 대표적인 국물 요리입니다.

 

오늘은 뜨끈한 국물 요리를 더 맛나게 해 줄, 코끝 시린 초겨울 날씨를 벗삼아 솜씨 좋다고 소문 자자한 주인장이 만드는 잔치국수를 맛보러 정선으로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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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네 강랜푸드 전경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 뜨끈한 잔치국수, 담백한 곤드레 김밥 ‘살아있네~’

 

정선군 사북읍에 위치한 조그만 분식집 살아있네 강랜푸드(이하 강랜푸드)’. 분식점만큼 친근하고 편안한 식당이 또 있을까요? 들어서면서부터 고소하고 푸근한 냄새가 코를 찌르니, 먼 길을 달려와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겠습니다. 이 식당의 대표메뉴, 잔치국수와 곤드레 김밥을 주문해 보았습니다.

 

 

멸치, 황태머리, 디포리, 새우, 표고, , , 양파 등을 넣고 2시간 이상 펄펄 끓여 우려낸 육수에 소담한 고명을 얹어 낸 잔치국수입니다. 정성이 들어간 만큼 육수의 깊은 맛이 으뜸입니다. 함께 주문한 곤드레 김밥 또한 국수와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재료들로 속을 채우고, 시금치 대신 정선의 대표 특산품 곤드레 나물이 자리해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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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네 강랜푸드 대표메뉴 잔치국수와 곤드레김밥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강랜푸드의 경우, 스키장과 카지노를 포함한 대형 리조트 초입에 위치해 있어 외지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사북읍에는 강랜푸드 외에도 분식점 몇 곳이 더 있지만,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항상 문이 열려 있어 외지 손님이 더 많은 걸까요? 그래도 식당을 찾는 손님이 많은 까닭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죠. 메뉴가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당하고, 하나하나 주인장이 솜씨 있게 내어놓으니 과연 사북의 숨은 맛집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살아있네 강랜푸드’ 어떤 뜻인가요?

 

강랜푸드는 단도박을 결심하고 카지노 영구 출입정지를 신청한 사람들의 새로운 삶의 터전입니다.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에서 만난 55세 이상 고령자 5명이 협동조합을 결성한 뒤, 성실한 땀방울로 새로 삶을 일구기 위해 마련한 일터입니다. 창업과정에서 강원랜드 희망재단과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강랜(강원랜드)푸드를 붙였다고 하고요.

 

 

유정숙 살아있네강랜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강랜푸드 앞에 어떤 말을 붙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도박중독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외면받는 존재감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여기 이렇게 살아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어 살아있네를 붙였다고 설명해 줍니다. 카지노를 품은 정선 지역의 어두운 단면이 담겨있으면서도 또한 뜨거운 응원을 전하고픈 이름입니다. 아마도 유정숙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 대한 그리움도 조금쯤 묻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도박을 끊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랜푸드는 비공식 상담소이기도 합니다. 도박상담센터 대신 조금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식당을 찾아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고, 하소연도 하고, 도움을 구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이 중년의 여성들이다 보니 특히 여성분들의 방문이 잦다고 하네요. 찾아오는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몸소 겪어봤기에 발걸음을 막는 대신 도박을 끊으시라진심을 담아 말씀하신다고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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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네 강랜푸드 간판과 단촐한 메뉴로 시작한 2018년 개업 당시 메뉴판  Ⓒ강원도사회적경제이야기

강랜푸드는 20181111일 식당 문을 연 이후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뤄오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도 카지노도 운영을 다시 재개했고, 스키 시즌도 시작돼 다시 한 번 반등을 기대하고 있죠.

 

 

잔치국수는 그 이름처럼 결혼식이나 생일잔치, 환갑잔치 등 유쾌한 잔치에서 국숫발처럼 오래오래 잘 살라는 의미로 차려지던 음식입니다. 이 잔치국수가 가장 맛있어지는 계절이 도래하고 있으니, 거듭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강랜푸드가 지역에서 굳건하게 오래오래 자리를 지켜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며 가며 들렀을 때 이름처럼 이 식당(그리고 이 사람들) 여전히 살아있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살아있네 강랜푸드

주소 : 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중앙로 30

문의 : 033-591-0550

영업시간 : 09: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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