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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스팜이 포기하지 않는 두 가지, 전통누룩과 천연발효
【강원도 사회적경제 'e'야기】 홍천, 마마스팜 영농조합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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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매거진 작성일18-09-30 13:21 조회3,423회 댓글0건

요약글

좋은 식초란 무엇일까? 식초의 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흑초보다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10배 더 많은 마마스팜 '모곡현초'의 비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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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식초가 익어가는 마을, 홍천군 보리울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 선생의 고향이자, 그가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무궁화심기 운동을 전개하고 모곡학교를 설립했던 홍천군 서면 모곡리. 모곡(牟谷)이란 한자 뜻 그대로 ‘보리울’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박목월의 시 ‘나그네’의 한 구절처럼 술이 익고 식초가 익어가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2013년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마마스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안종권 대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남은 인생을 남과 다른 일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충북 음성에서 발효 연구에 매진하던 중 마을과 사람의 인연이 닿아 삶의 터전을 지금의 홍천군 모곡리로 옮기게 되었다. 이후 2013년 한국관광공사 공모전에서 ‘우리마을 장독대’와 ‘전통누룩을 재현한 천연발효 현미식초’ 아이템으로 우수상을 받고 본격적으로 전통발효 현미식초 재현과 개발 사업을 시작하였다.

 

“서울 사람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네 집에 장독대를 갖고 싶어도 못 갔고 있으니까. 그러면 우리가 그 사람들의 장독대를 만들어 줄 테니 이곳으로 와서 자기네 장독도 만들고 또 그러면서 시골 구경도 하고, 마을 물건도 사고, 장독이 궁금하면 또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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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발효와 1년의 기다림,천연발효식

2013년 마마스팜의 안 대표가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천연발효 현미식초를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집안에서 내려오는 전통누룩 재현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들이 가지지 않은 독창적이고 차별서 있는 좋은 발효식품을 만들고 싶었던 안대표의 욕심도 한 몫 했다.

 

“마침 우리 집안이 전통누룩을 재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그러면 그걸 가지고 식초를 만들어서 그 기술을 내가 갖고 있으면, 돈을 못 벌지언정 존재가치는 있으니까. 어디 가서 체면 구기지 않고 살 수는 있겠다. 기술이 있고 남다른 상품이 있으니까. 차별성이 있으면 지속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안 대표가 현미식초를 개발하면서 전통누룩과 천연발효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좋은 발효식초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가공식품 제조 기준인 ‘식품공전’에 의하면 식초는 제조법에 따라 양조식초와 합성식초로 나뉘고, 양조식초는 다시 재료에 따라 곡물식초와 과실식초 그리고 알코올을 초산 발효시킨 주정(酒精)식초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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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식초는 발효과정이 없이 빙초산이나 초산을 희석해 인공적으로 만든 식초로 오로지 신맛을 내는 아세트산 외에는 영양성분이 없어 여기서는 논외로 둔다. 문제는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사는 양조식초도 에탄올로 구성된 주정에 초산균을 넣고 하루 혹은 이틀 만에 속성으로 발효시킨 식초가 그 대부분으로, 신맛은 있지만 식초의 주요 영양성분인 비타민, 유기산, 아미노산 등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이에 비해 자연발효식초는 식초의 원재료가 되는 과일이나 곡류 외에 다른 성분은 추가하지 않고 천연재료를 1차 발효시켜 술을 만들고, 그 술을 다시 2차 발효인 초산발효 과정을 거쳐 식초로 만드는 두 단계의 발효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양조식초와 달리 최소 석 달에서 보통 1년 이상 오랜 시간을 제대로 발효시켜야 온전한 발효식초로 거듭나게 된다.

 

천연발효식초가 여타 식초보다 좋은 이유는 그 속에 담긴 영양성분 때문이다. 비타민, 필수아미노산, 미네랄 등 60여 가지 식초의 영양성분은 오로지 위와 같은 두 번의 발효과정을 통해서만 형성된다. 안 대표가 누룩과 자연발효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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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 식초의 원천기술 누룩. 마마스팜의 이곡과 향온

200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감식초 열풍 이후, 최근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대와 함께 다시 천연발효 식초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TV, 인터넷,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식초 활용법 및 식초 만들기 정보다 쏟아지고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식초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식초가 다 좋은 식초는 아니다.

 

좋은 식초란 식초에 함유된 영양성분이 많은 식초, 특히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월등한 식초를 말한다. 식초의 영양성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안 대표의 말을 정리하면 좋은 누룩, 좋은 쌀, 좋은 물을 재료로 하고, 최소 1년 넘는 오랜 기간의 천연발효와 자연 숙성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좋은 누룩은 술과 식초를 만드는 양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천기술에 해당한다.

 

“자기 누룩도 없이 발효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발효하는 사람은 자기 누룩이 없으면 발효하는 거 아니에요.”

마마스팜 안 대표가 천연발효 식초를 개발하면서 가장 공들인 것이 바로 전통누룩을 복원하고 좋은 누룩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누룩이야 말로 천연발효 식초의 원천기술이자 식초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 함량을 극대화시키는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전통누룩의 복원과 자체 기술 개발에 2년간 매진한 결과, 한국 전통누룩인 쌀로 만든 ‘이화곡’과 잡곡으로 만든 ‘향온곡’을 온전하게 재현해 사용하고 있다.

 

좋은 식초는 좋은 술에서 만들어지며, 좋은 술은 좋은 누룩에서 만들어진다. 누룩은 곡물을 술로 발효시키는데 필요한 당화작용과 알코올 발효에 필수적인 효모와 효소 모두를 가지고 있다. 특히 효모는 곡물의 당분을 알코올로 모두 전환시키고 일정한 알코올 도수에 도달하면 모두 사멸한다. 이렇게 사멸한 효모는 자기소화 과정을 통해 각종 아미노산, 비타민 복합체 등의 효소로 다시 분해된다. 좋은 식초에 좋은 누룩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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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의 왕, 일본의 흑초. 흑초 보다 더 좋은 모곡현초

식초의 역사는 인류의 식생활 역사와 함께 한다. 식초는 인간이 재배한 곡물의 가지 수만큼 만들 수 있으며 실제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식초들이 존재해왔다. 그 수많은 가짓수 중에 식초의 왕이라 불리는 것이 일본의 현미식초인 ‘흑초’(?酢、くろず)이다. 쌀누룩과 현미 그리고 물만으로 천연 발효시킨 일본의 흑초는 생물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특히 인간의 체내에서는 합성되지 않는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식초의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좋은 발효음식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천연발효 현미식초를 개발한 안 대표는 마마스팜의 ‘모곡현초’가 식초의 왕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흑초보다 더 좋은 식초임을 강조한다. “처음에 현미식초를 잘 만들 궁리하고 시작해서, 2014년에는 우리가 만든 현미식초를 전북대 RIC에 품질검사 보내서 일본 흑초보다 한 10배 더 좋은 식초라는 평가서를 받았어요.”

 

실제 전북대학교 바이오식품소재개발 및 산업화연구원(RIC)에서 한중일을 대표하는 천연발효 식초인 마마스팜의 모곡현초, 일본 마루시게의 흑초, 중국의 흑초라 불리는 향초(香醋)의 영양성분 함량에 대한 비교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모곡현초가 일본의 흑초 보다 영양성분, 특히 아미노산과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2배에서 최대 10배 더 많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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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중독되는 엄마의 손맛

전통누룩을 복원하고 전통방식의 천연발효식초를 재현하는 마마스팜에게 ‘전통’은 어떤 의미일까. 안 대표에게 전통은 ‘엄마의 손 맛’으로 정의된다. 경험하기 전에는 잘 모르지만 한 번만 경험하면 마치 엄마의 손맛처럼 편안함에 중독되는 게 전통이라고 말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통을 좋아하는 사람 아닙니다. 그런 거에 별로 관심 없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 전통 한복 비슷한 것 입고 있잖아요. 이건 뭐냐면 한 번만 입어보면, 이 편안함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중독이 돼요. 전통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중독성도 있지만 그 엄마 손 맛이라고 생각해요.”

 

안 대표는 전통이 최고는 아니지만 그것대로의 가치와 색깔이 있으며,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전통에 대한 온전한 이해임을 강조한다. “세상에 모든 엄마표 김치가 없어지고 마트에서 파는 종가집김치만 남았다고 생각했을 때 얼마나 많은 것을 잃은 걸까요. 우리가 전통은 좋아할 수도 있고 안 좋아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그 있는 것이 존중 받아야 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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