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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0-03-27 09:16 조회1,50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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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익의 Talk to you
재난, 사회적경제 그리고 지역사회 회복력-①
사회적경제 영역 내에서 재난 위험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
이강익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재난, 사회적경제 그리고 지역사회 회복력(community resilience).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경험하면서 이 세 단어가 나의 머리를 맴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전국, 특히 대구와 경북의 지역주민과 사회적경제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지역 주민과 사회적경제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런 마음으로 재난과 사회적경제 그리고 지역사회 회복력이라는 주제로 잠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재난 위험과 사회적경제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말했듯이, 재난 위험은 일상화되고 세계화되면서 우리의 삶 속에 깊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재난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늘 존재해 왔고 인류의 역사는 재난 극복과 발전하여 왔다고 한다. 과거 재난은 홍수, 태풍, 지진, 해일, 화산, 가뭄 등과 같은 자연재난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 대형 화재, 붕괴, 대기오염, 수질 및 해양오염, 최근 지구촌을 떨게 하는 신종 전염병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재난 위험은 날로 증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영역도 재난 위험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 세월호의 슬픔은 전 국민과 사회적경제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학여행의 패턴이 바뀌면서 체험사업에 의존하던 마을기업에 매출이 급감하였다. 이후 메르스 사태 등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고성과 속초의 산불은 도내 일부 사회적경제 기업의 사업장과 사업 기반을 앗아가 버렸다.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은 문화예술 및 관광분야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회적경제기업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제 사회적경제 영역 내에서 재난 위험을 극복하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회적경제 내에 자조금이나 협력기금을 마련하여 피해기업을 지원하는 자조적인 노력이나 행정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대안이나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 극복과 사회적경제
해외 사례를 보면, 사회적경제는 재난 극복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였다. 1995년 일본 고베와 한신 대지진에 대응하는 소비자 생협과 지역사회단체들의 재해 극복 사례는 잘 알려진 사례이다. 대지진으로 6천여 명이 사망하고 140조 원의 피해가 발생한 엄청난 피해 속에 고베시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정부가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고베 생협은 150개 점포를 모두 문을 열어 보유한 물건을 원래 가격으로 판매했으며, 생협 중앙회는 전국의 생협에 긴급구호를 요청하여 지원품을 보내도록 하였다. 생협의 봉사자들은 고베 부근에 도착하여 교통망이 끊어진 상황에서 자전거로 물품을 운반하는 등 희망을 실어 왔다.
나아가 사회적경제는 재난 극복 과정에서 선의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한신 대지진의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한신 고령자·장애인 지원네트워크의 활동은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당시 지자체가 집을 잃은 주민에게 가설주택을 제공했지만, 이 가설주택 단지에서 많은 고독사가 나타났다. 커뮤니티의 해체로 심리적 상실감에 대한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돌봄관리시스템을 만들어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방문활동, 교류카페, 의료상담, 복지상담, 심리치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커뮤니티의 복원과 심리적 상처 치유노력을 하였다.
미국의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동남아의 쓰나미로 불리는 지지해일, 2011년 뉴질랜드 지진 이후 사회적기업의 선의를 가진 혁신적인 활동이 재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와 자원을 만들어 가면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함께 해결해 가는 경제활동이다.
행정과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재난 피해를 극복하는 대응책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사회적경제기업이 지역주민의 피해 극복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실행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은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선의의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는 동시에 재난 위험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정착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것이야 말로 사회적경제기업이 진정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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