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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4-06-28 12:51 조회21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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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위해, 마을기업답게! ①
○ 함께 하는 분 : 강성애 하추리산촌마을 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
○ 때와 곳 : 2024년 6월 25일 인제군 하추로 187 하추리카페
강원도 사회적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 <공감토크>
이번 공감토크는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여 지역공동체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설립∙운영하는 마을단위의 기업(행정안전부 지정) ‘마을기업’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마을기업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 ‘주민주도’와 ‘공동체성’입니다. 설립과 운영,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의 선순환, 우리가 기대하는 마을기업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다만, 취약한 경영 환경, 고용 문제, 생산제품 판로의 어려움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마을기업을 진정한 마을기업답게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애로가 따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마을기업 운영을 실현하고 있는 강원 마을기업 두 곳의 사례를 소개해 봅니다. 마을기업답게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곳 마을기업 실무자들의 현장 이야기, 만나볼까요?
그럼, <마을을 위해, 마을기업답게!> 첫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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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성애)
안녕하세요. 2013년 설립된 하추리산촌마을 영농조합법인(이하 하추리)은 마을에서 생산하는 잡곡을 수매해서 상품화하고 또 잡곡을 재배하는 산촌마을을 테마로 체험, 여행 상품 그리고 북카페를 운영하는 마을기업입니다. 저는 사무장을 맡고 있고요. 기업 대표는 마을 이장으로 선출 시 당연직으로 겸직을 하게 되는데, 이분들이 어쨌든 사업을 하는 분들이 아니어서 사무장이 사업을 총괄하게 돼요. 실질적으로 사업 실무를 맡고,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죠. 농어촌 체험관광포털 ‘웰촌’에서 콘텐츠 기획 일을 했는데, 하추리는 취재 차 방문하면서 알게 됐어요. 서울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사무장으로 일하면 거주지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었고 무엇보다 시기가 잘 맞아서 2017년부터 하추리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2. 마을기업으로서 하추리 운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주민 참여율이다. 오래된 마을기업일수록 주민 참여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높은 참여율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이 궁금하다.
강성애)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이장님이나 공장장님, 법인 감사를 맡고 계신 분 등 마을을 이끌어 가는 분들이 다들 확고한 의지가 있어요. 마을 주민들이 함께한다는 걸 기본으로 두고 정말 끊임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비협조적인 경우가 발생해도 지치기보다 오히려 동력으로 삼고요.
하추리는 마을과 법인이 거의 동일시되고 있어요. 마을회=법인의 개념이죠. 법인은 마을의 일을 하기 위해 추가된 조직이기 때문에 비록 조합원이 아니더라고 법인이 하는 일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고, ‘이건 법인의 일이니까’ 하고 외면하지도 않아요. 논의하는 자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마을총회 시 법인 활동에 대한 보고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또 마을 규약으로 법인의 의결사항은 마을회 승인이 있어야 집행이나 효력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1,000만 원 짜리 기계를 사자고 하면 법인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을운영위원회의 승인까지 이뤄져야 하죠.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매월 법인 이사회와 마을운영회를 통합해서 같이 회의를 하고 있어요.
마을기업이나 마을공동체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게 반대 의견이 나타나는 등의 갈등 상황이잖아요. 이런 의사결정 논의 구조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해요. 마을운영위원회를 거쳐서 이뤄졌다고 하면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열여섯, 열일곱 분은 주민들이 선출한 분들이고, 매월 회의가 끝나면 또 각자의 그룹들에게 논의 내용을 빠르게 공유하고 있고요. 반면 그렇다 보니 의사결정이 효율적이지 않은 면도 있어요. 보수적인 편이기도 하고요.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해결 과정을 갖나요?
강성애)
법인의 정관을 조금씩 개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죠. 제가 사무장으로 오기 전부터 세세하게 다 살펴보지는 않아도 총회 시 중요한 몇 가지는 다 함께 읽는 과정을 가져왔다고 해요. 매년 조금씩 개정되는 부분들이 있고요.
기억에 남는 정관 개정이라고 하면 조합원 가입 조건을 추가했던 게 생각나요. 새로 마을에 유입된 분들 중에 부녀회나 청∙장년회 등 자생단체는 가입하지 않고 법인 조합원만 가입하려는 분들이 생기면서 자생단체 분들이 반기를 드신 거예요. 마을에 대한 봉사와 책임의 역할 없이 법인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죠. 법인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개념을 겸하는 만큼 자생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자로서 자생단체장의 추천서를 받은 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어요. 또 1년에 10개월 이상,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기간 조건도 두고 있고요.
조합원이라고 해도 하추리 법인의 자산을 내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배척할 이유는 없어요. 1인당 출자금이 늘어나니까 오히려 좋은 거예요. 대신 그 사람이 정말 마을의 주민으로 살기 원하는 사람인가, 그걸 제일 중요하게 봐요.
4. 기업 이익금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요. 사업적립금, 마을 환원, 배당 대신 출자금 적립 등으로 수익을 배분하고 계시죠?
강성애)
하추리는 현금 배당 대신 조합원 출자금에 적립을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하고 있어요. 1년에 몇 만 원 정도니까 그걸 크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거예요. 사업적립금 또한 사회적기업에 준하도록 설정을 해놔서 법정적립금, 사업준비금, 사업예비금 이렇게 3개 항목에 이익금의 5%씩을 계속 적립해 두고 있어요. 사업적립금을 사용한 적은 없고 5,000만 원 정도 적립되어 있어요. 마을기업 대부분 다 비슷할 텐데 매출 대비 이익이 현저하게 적어서 수익 배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가질 분들도 많지 않아요.
마을회에 마을발전기금으로 기부도 하는데, 이익금의 최소 몇 % 이상이라고 정해져 있어요. 그러니까 이익금이 늘어날수록 기부금도 많아지는 거죠. 어르신들 여행 다니시거나 척사대회, 마을 경조사 등에 소소하게 사용되는데, 경품 비용으로도 많이 지출돼요. 10월에 열리는 도리깨축제나 마을총회 경품 비용 등이요. 행사나 총회 참석률을 높이기 위한 소소한 노력이죠.
5. 하추리산촌마을 영농조합법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되나요?
강성애)
‘잡곡사업부’는 주민과 계약재배로 잡곡을 수매해요. 농협 수매 단가보다 더 높게 책정하고, 부족분은 주변 마을에서 일부 수매하고요. 마을 도정공장에서 도정한 상품을 포장 판매하고 있어요. 지난해 행정안전부 모두애(愛)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지원된 사업개발비로 그레놀라 제품을 개발 중이에요. 7월 중순이면 패키지까지 완성된 형태로 유통될 예정이고요. 잡곡사업부가 가공 쪽을 고민하게 된 건 잡곡 생산량이 적어지는 한편으로 잡곡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에요. 가공은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한데, 모두애(愛)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좋은 기회를 얻게 됐어요.
‘체험사업부’는 처음 마을사업으로 시작했던 농촌체험마을의 연장선이에요. 다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방향이 좀 달라지게 됐어요. 기존에는 학생, 기관, 동호회 등 단체 위주였다면 현재는 소규모,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에요. ‘하추리카페’도 상시 방문객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하게 된 거고요. 체험 상품도 1박 2일, 2박 3일 소규모 여행 상품을 모객하는 형태예요. SNS을 통해 여행에서 힐링과 여유를 느끼고 싶은 30~40대 싱글 여성을 타깃팅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사계절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자작나무 숲과 연계한 겨울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 있고, 참여자 분들의 만족도도 높아요. 단체는 품도 많이 들고 한시적인 데 반해 소규모는 품은 적게 드는 대신 거의 상시적이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희도 운영이나 인력 등 많은 부분에서 만족스럽고요.
6. 우리 기업을 자랑한다면?
강성애)
하추리가 마을사업을 시작한 건 2006년 새농어촌건설운동부터이고, 마을 방문객을 받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예요. 그때부터 수익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20년 넘게 단 한 해도 쉬지 않았어요. 구성원이 바뀌거나 마을 사정 등 여러 부침이 있기 마련인데 하추리는 꾸준하게 계속 가고 있고, 또 때마다 어떤 계기들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요. 상근 체제에 대한 개념이 비결인 것 같기도 해요. 대부분의 마을기업이 상근이라고 해봤자 사무장 한 명 정도인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현재 탄력근무제를 포함해 9명의 상근자가 있어요.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면 일자리를 하나 더 창출해 보려고 하죠. 하추리카페에서 일하는 친구도 살아보기 경험으로 4개월 정도 일하다가 이제 정규직 전환을 해서 마을에 살게 됐고, 회계 담당자도 30분 거리 시내에 사는 군인 가족의 경력보유여성이에요. 그레놀라 생산 제조 인력으로 충원된 분도 부모님의 펜션 운영을 돕기 위해 들어온 청년이고요.
사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기는 해요. 보통 수익이 있어야 사람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람이 있어야 수익이 생긴다는 생각이에요. 간혹 하추리의 넓은 공간이 어떻게 이렇게 깔끔하게 유지, 정비될 수 있냐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인력을 충원하면서 20% 정도 잉여의 시간을 갖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요. 남는 에너지나 시간을 다른 것들을 좀 둘러보고 생각도 해보고 하는 데 사용하니까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7. 마을기업 실무자로서 한마디!
강성애)
마을기업은 공동체성과 기업성을 함께 가져가는 형태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정책을 만들고 지원하는 분들의 너무나 이상적인 방향성이 아닌가 해요. 완전히 이원화해서 마을공동체는 보편적 복지로서 지원을 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띠는 자본의 투입을 늘리는 한편 환원의 선을 명확하게 하거나 감사를 철저하게 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요. 정책과 현장의 간극에 대한 고민 속에서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서 하반기부터 정책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기도 해요. 마을기업 현장의 실무자로서, 또 현장을 아는 정책 제안자로서도 역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또 마을기업 우수사례로 소개될 때마다 ‘우리가 우수사례면 너무 암울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한편으론 들어요. 아슬아슬하게 생존하고 있다, 계속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하거든요. 다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작지만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회적인 허영심이라고 할까요, 그런 점들이 계속 이 일을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마을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분명하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요. 다들 어렵겠지만 함께 힘내서 꾸준히 생존했으면 합니다.
[출처] 【SEESAW】 마을을 위해, 마을기업답게! ①|작성자 강원사회적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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