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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투데이/0308] 김종희 밝음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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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1-03-09 09:30 조회1,4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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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밝음의원 원장


환자 찾아가는 '우리 동네 건강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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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건강의 핵심은 고립되지 않은 사회관계이다. 관계의 단절이 고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웃에게 노크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관계가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김종희(51) 원주의료사회적협동조합 밝음의원장이 30대 중반 의대를 다시 간 이유다. 역사를 전공하고 컴퓨터 분야에서 일하던 김 원장은 어느 날 삶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고 있지만 정체된 삶을 사는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사표를 쓰고 코이카 해외 봉사단에 지원했다. 김 원장이 간 곳은 태국 장애인직업재활학교.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부터 컴퓨터 기초를 가르쳤다. 단순한 일이었지만 장애인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2년 간 장애인과 생활한 경험은 밝음의원에서 하는 장애인주치의 시범사업을 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태국에서 봉사가 끝나고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교육NGO 단체인 LCDI(Leadership-Character Development Institute)에서 1년간 자원봉사를 했다. 인성교육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체험한 시간이었다. 이때 삶의 전환점을 맞았다. 워낙 모든 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보니 수인성 전염병과 결막염으로 고생했다.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붓기도 했고 고름이 나기도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옴 진드기에 의한 전염성 피부 감염 질환에 걸려 3개월 정도 가려운 피부를 긁느라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그때 사람의 고통에 집중하고 공감하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병으로 인한 사람의 삶에 관심 두게 됐다.

 

 6년여 만에 귀국한 그는 1년 반 동안 다시 공부했다. 그리고 의대에 입학했다. 그렇게 김 원장은 의사가 됐다. 현대의학을 공부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지역사회와의 연대였다. 지역사회와 관계 맺기가 부족했던 것을 해소할 방법이 늘 고민이었다. 이후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의사위원회 모임을 하면서 김 원장은 작은 변화의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4년 현 원주의료사협 박준영 이사장으로부터 밝음의원에 금, 토요일 진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뜻 원주로 내려왔다. 월~목요일까지는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서 활동가로 나머지 이틀은 원주에서 환자를 돌봤다.

 

 원주에 자리 잡으면서 그는 마을로 눈을 돌렸다. 병원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 문을 '똑똑'하고 노크하는 행동이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서곡 건강 반장이다. 노인 일자리 '노노케어'사업을 활용해 주민이 주민을 돌보는 것으로 혈압측정부터 기본적인 의료 정보를 교육해 주고 이들이 직접 주민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2018년에는 3명, 지난해는 8명이었는데 올해는 22명으로 늘었다.

 

 활동 지역도 서곡2리, 신림2리, 흥업면, 단구동 등 7개 동·리로 확대됐다. 월 10회(1회 3시간)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만나 건강 안부를 묻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 인지 능력을 체크 하는 일이다. 65세 이상 노인이 참여하는 것으로 이웃을 돌보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도움도 되는 공동체 사업이다. 올해는 밝음신협과 상인 건강 반장 활동도 기획하고 있다. 밝음신협 조합원 상인의 건강을 직접 돌보는 것이다. 건강 반장이 정기적으로 만나 돌봄 수다회를 하다보면 지역사회 건강 아젠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환자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왕진도 김 원장이 밝음의원에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주도권을 갖지만, 집에 가면 자기 집에 찾아온 손님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훨씬 자신의 상태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30분 이상 일어나지 못하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날도 있지만 그것도 그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픈 이유를 알게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성 급성 위염을 앓는 한 환자의 경우 왕진을 가서 보니 월세를 올려줘야 하는 상황으로 인한 어려움이 원인이었다.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 집 밖을 나가지 못했던 환자는 20cm 집 문턱을 내려오는 것이 두려웠다. 김 원장이 이야기를 듣고 장애인단체의 도움을 받아 경사로를 만들어준 이후 매일 마을을 산책하고 있다고 한다.

매주 수, 목요일은 왕진을 하러 가고 금요일은 병원에서 환자를 맞고 있는 김 원 장. 요즘은 지난달 태어난 딸인 김한그루를 보며 좀 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돕는 것, 지역사회 돌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주민 간 돌봄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돌봄시간 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돌봄 시간은행을 하고 싶다. 하나씩 하나씩 건강한 원주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할 것이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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