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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리뷰] 조선백자의 뿌리, 양구 백토(白土) 도자주얼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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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작성일24-03-28 09:41 조회1,1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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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 운영

지역소멸 위기, ‘공예마을’로 극복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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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조은미 작가(협동조합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 대표) ⓒ강원사회적경제이야기 

 

불멍, 물멍에 이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달멍’을 아시나요? 섬세한 곡선의 형태와 은은한 빛깔, ‘복福’을 기원하는 소박함의 미학이 어우러진 조선백자의 대표작 달항아리를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는 ‘달멍(달항아리 멍)’이 MZ 세대 사이에서 그야말로 힙한 문화로 통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정적(靜寂)으로 이끄는 조선백자의 매력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현대에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백자는 고려 시대 유행한 청자와 비교해 더 양질의 토양과 기술이 필요했는데, 특히 백자의 원료가 되는 백토(白土)에 관해선 예로부터 ‘양구 백토 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갖가지 사료와 유물을 통해 조선백자의 뿌리임이 밝혀진 까닭으로 양구 깊숙한 방산면에는 ‘양구백자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고요. 이곳의 입주작가이기도 한 조은미 협동조합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 대표는 양구 백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또 공예마을로의 청사진을 그리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작품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눈처럼 희고, 빛처럼 고요한 백토의 매력을 찾아 양구로 향해 봅시다. 

 

■ 귀한 재료, 양구 백토 담은 도자주얼리 만들기

 

철분이 없어 흰빛을 띠는 흙, 백토는 그 옛날 조선 시대에도 귀했고 지금도 귀한 흙입니다. 양구 대부분의 토양에서 발견되지만 아무나 백토를 판매할 수 없고 매매 시에는 특별한 허가가 필요합니다. 도예 재료로 양구 소재 작가들에게만 1년에 400㎏, 한정적인 양이 지급되고 있고요. 이렇게나 귀한 원료지만 도예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자투리는 발생하게 됩니다.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은 이 버려지는 자투리들에게 특별한 필요를 찾아주고, 더불어 양구 백토를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릴 수 있는 묘안을 찾아냅니다. 바로 도자주얼리 체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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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자주얼리 ⓒ강원사회적경제이야기

 

액세서리 만들기는 갖가지 모양과 빛깔로 구워낸 백토 도자 조각을 고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푸르고 맑고 또 희기도 하고 갖가지 빛깔을 담은 듯도 한 가지각색 도자 조각 중에서 취향에 맞는 조각 두 개를 택했습니다. 하나는 다가올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고른 시원스레 푸른 조각이고, 하나는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이 지역색을 담아 개발한 향을 머금을 수 있다는 흰 조각입니다. 흙탕물 저감을 위해 해안면 침식분지에 조성된 야생화공원의 향을 담기 위해 조합원들은 조향사 자격을 취득했고, 몇 가지 향도 개발해 두었습니다.
 
도자 조각을 담게 될 은을 달구고, 다듬는 과정은 꽤 오랜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은빛이 날까 싶게 까무잡잡해진 은을 붙잡고 정성스레 사포질을 하다 보면 초보의 손길에도 제법 윤이 나기 시작하고, 고심해 고른 도자 조각과 접합까지 마치면 그럴싸한 결과물을 손에 얻을 수 있습니다. 혹시 재능이 있을까 싶은 결과물을 보면 얼렁뚱땅 솜씨쟁이가 된 듯 뿌듯하죠. 특히 향을 머금을 수 있는 펜던트는 멋에 더해 은은한 향까지 즐길 수 있다니 특색 있는 액세서리로 오래 간직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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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조은미 작가(협동조합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 대표) ⓒ강원사회적경제이야기

■ 지역소멸, 도예마을로 극복 꿈꾼다

서울을 떠나 양구살이 3년 차 조은미 작가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또 하나의 작품 활동으로 여기게 됐고, 고령의 마을 주민과 결혼이주여성들은 도예라고 하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오랜 논의 끝에 양구 도자 주얼리 브랜드 ‘BECTO’를 결정했고, 박물관 굿즈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관광기념품, 공예공모전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주민 1,200여 명의 방산면은 몇 년 사이 지역소멸 ‘위험’에서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위기’ 지역으로 진입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역성혁명의 성공을 기원하며 금강산 월출봉에 묻은 발원백자에는 양구 방산을 지칭하는 ‘방산사기장 심룡’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꿈꾼 태조의 바람이 시작된 곳이 바로 양구 방산이었다는 의미죠. (도자기 유물 중 유일하게 제작연대와 제작처, 제작자가 모두 확인되는 유물이라고 한다.)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은 새로운 세상을 바라며 백토 백자에 소원을 담은 태조와 같이 백토 공예품에도 소원을 이뤄주는 뜻을 함께 담았다고 설명합니다. 양구 백토를 만나게 된 사람들의 복을 기원하는 한편, 지역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공예마을로서 새로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지역의 염원을 함께 담아서 말이죠. 

태조의 바람이 백토에 담겨 뜻한 바를 이룬 듯이 사이 잇는 디엠지마을의 바람 또한 백토와 함께 뜻한 바를 이루길 <강원사회적경제이야기>도 계속해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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