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익칼럼(23)] 춘천사람들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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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선재 작성일19-12-10 17:34 조회1,9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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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익(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최근 춘천에서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과 사회적경제조직간의 연대와 협력이 나타나고 있다. 춘천가톨릭신협은 신협중앙회의 사회적경제 상생대출을 매개로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한 대출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춘천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 가입하였고, 강원도 사회적금융 활성화를 위한 TF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춘천에서 신협 , 농협, 산림조합 등의 오래된 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기본법 상의) 협동조합 등 새로운 사회적경제조직간의 협동과 연대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나는 캐나다 노바스코샤주를 방문하면서 한국의 신협의 초기 성장에 큰 영감을 주었던 안티고니쉬 운동의 발상지인 안티고니쉬 카운티의 이스트코스 신협을 방문하였다. 이스트코스트 신협은 인구 2만 명의 작은 도시인 안티고니쉬 카운티를 거점으로 인근지역으로 지점을 확장하여 운영하는 신협이고, 조합원 4만 2천 명, 자산 7억7천만 달러, 대출 6억5천5백만 달러의 사업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조합의 건물과 사업규모로만 볼 때, 이스트코스트 신협은 우리나라의 신협과 크게 별다른 것이 없었지만 이 신협의 철학과 활동 하나하나를 들으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
이스트코스트 신협의 관계자들은 신협의 미션을 ‘지역개발의 선도자’라고 말하였다. 우리는 통상 신협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저축 및 대출을 하는 금융기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신협이 지역사회의 필요와 문제를 주민주도로 해결하는 지역개발의 선도자로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신협의 활동은 단순한 저소득층 대상 금융활동을 넘어서서 훨씬 더 다양하였다. 다양한 사회적경제기금 사업을 매개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대출을 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비영리단체 전담 상담실과 전문 상담사를 두고 비영리조직의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대출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신협은 수익의 10%를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제도적으로 규정하고 있었고, 기부활동 및 자원봉사부터 지역일자리 창출이나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지역단체와 함께 기획하고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활용되지 않는 공공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데 약 1억 원의 기금을 내었고, 이 건물을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사용하도록 하였다. 사회적기업은 감사의 표시로 이 건물의 이름을 ‘이스트코스트 신협 사회적기업센터’로 명명하였다. 또한 신협은 지역재단의 기금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지난 4년간 314개의 신규 지역일자리를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스트코스트 신협은 지역사회 기여 활동을 인정받아 올해 5월 캐나다 신협중앙회에서 주는 ‘지역공동체개발상’을 받았다.
예전에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김기태 소장님은 새로운 사회적경제조직(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기본법이 협동조합 등)이 잘 성장하려면 농협이나 신협과 같은 오래된 사회적경제조직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스트코스트 신협과 사회적기업간의 연대 활동을 보면서 이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지역에서도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 산림조합이 신생 사회적경제기업과 함께 고민을 나누면서 실질적인 소통과 연대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적극적인 논의의 장을 만들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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